이 기사는 03월 04일 12:00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5년 기업공개(IPO) 시장은 과거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공모가 ‘뻥튀기’ 현상이 사라지고 기관들의 장기 보유 확약이 대폭 늘어나는 등 구조적 변화가 나타났다. 금융당국이 추진해온 수요예측 제도 개선과 주관사 책임 강화 조치가 시장에 연착륙하면서 투자자들의 신뢰가 회복됐다는 평가다.
4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5년 IPO 시장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상장 기업은 76개사로 전년(77개사)과 비슷했으나 공모금액은 4조5000억원으로 전년 3조9000억원 대비 약 6000억원 증가했다. 연초 진행된 초대형 IPO인 LG CNS(공모금액 1조2000억원)의 영향이 컸다.
유가증권시장에서 7개사가 2조2000억원을, 코스닥 시장에서 69개사가 2조3000억원을 IPO를 통해 조달했다.
공모금액이 100억~500억원 미만 규모인 중소형 IPO가 62건으로 전체 상장 건수의 81.6%를 차지하며 시장을 주도했다. 공모금액 1조원 이상인 초대형 IPO가 1건, 공모 금액 1000억~1조원 미만인 대형 IPO가 6건 이뤄지는 등 1000억원 이상의 대규모 IPO 건수가 2022년 이후 가장 많았다.
가장 괄목할 만한 변화는 공모가 산정의 합리성 제고다. 2024년까지만 해도 상장사의 66%가 기관들의 과열 경쟁으로 인해 희망가격 범위 상단을 초과해 가격이 결정됐다. 2025년에는 상단을 초과한 사례가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기관투자가가 공모가 희망범위 상단을 초과한 가격을 제시한 비중도 7%에 불과해 전년(83.8%) 대비 큰 폭으로 감소했다.
물론 하반기 증시 상승에 따라 상장 기업의 97%가 상단에서 공모가를 확정 짓는 등 가격 쏠림 현상은 여전했지만 무분별하게 가격이 치솟던 거품은 확실히 잡혔다는 평가다.
기관투자가의 투자 전략도 단기 차익 실현 중심에서 장기 투자로 서서히 전환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기관의 의무보유 확약 비중은 41%로 전년(18.1%)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최근 5년 내 최고 수준이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일부 인기 종목을 중심으로 중장기 보유 목적의 투자가 늘어나며 6개월 확약 비중이 25%까지 확대되는 등 유가증권시장 수치(16%)를 상회하기도 했다.
일반 투자자의 참여도 뜨거웠다. 평균 청약 경쟁률은 1106대 1을 기록해 IPO 최대 활황기였던 2021년 1136대 1 수준에 근접했다.
청약 증거금은 총 780조원으로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폭증했으며 특히 4분기에는 경쟁률이 1379대 1까지 급등했다. 특정 종목 쏠림 현상이 완화되고 1000대 1에서 2000대 1 사이의 중상위권 비중이 확대된 점도 금감원은 시장 안정화의 지표로 꼽았다.
수익률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흐름이 이어졌다. 공모가 대비 상장일 종가 평균 수익률은 75%를 기록했으며 연말 기준 평균 수익률은 82% 수준으로 집계됐다.
상장 이후 시간이 흐를수록 수익률이 하락했던 2024년과 달리 일정 기간이 지난 뒤에 오히려 상장 당일 수익률을 넘어서는 우상향 곡선을 그린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제도 개선이 시장에 안착하며 공모가 정상화와 장기 투자 증가라는 선순환 구조가 확인됐다”며 “앞으로도 주관사 간담회 등을 통해 시장 소통을 강화하고 투자자 보호를 위한 지속적인 제도 보완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