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정거래위원회는 2025년 11월 하도급법상 기술자료유용행위(하도급법 제12조의3 제4항)에 대한 집행을 강화하고, 민사 손해배상소송에서 피해기업의 입증부담을 완화하는 내용의 법 개정을 추진한다는 「기술탈취 근절대책」을 발표하였다.
하도급법상 기술자료유용행위로 인정될 경우 대부분 형사고발로 이어지고, 피해기업의 민사상 구제수단도 확대되는 추세이므로 기업들의 철저한 리스크 관리가 요구된다. 이하에서는 하도급법 상 기술자료유용행위 관련 최근 법 개정 및 개정 추진 내용과 공정위 동향을 소개한다.
기술자료유용행위란 원사업자가 수급사업자의 기술자료를 사용하여 자신이 직접 제품을 생산하거나 기술자료를 자신의 계열회사나 수급사업자의 경쟁사업자 등에게 전달하는 것 등을 말한다. 다만, 행위의도, 수급사업자와 사용목적·대가 등을 협의하였는지 여부 등을 고려하여 부당한 경우에만 기술자료유용행위로 판단된다. 그러나, 원사업자가 수급사업자의 기술자료를 임의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대부분 사건에서 기술자료유용행위로 인정되고 있다.

그동안 기술자료유용행위에 대한 제재는 시정명령, 과징금 등 행정제재와 벌금 등 형사처벌 위주였으나, 피해기업의 구제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최근에 민사적 구제수단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하도급법 개정이 이루어졌다.
기존에는 기술자료유용행위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한도는 손해액의 최대 3배였는데, 2024년에 5배로 확대하는 법 개정이 이루어졌고, 지난해 사인(私人)의 금지청구권을 도입하여 기술자료유용행위로 피해를 입거나 입을 우려가 있는 수급사업자는 공정위의 처분을 기다리지 않고 법원에 직접 위반행위 금지 또는 예방을 청구할 수 있게 되어 사후적인 피해구제뿐만 아니라 사전적인 피해 예방도 가능해졌다.
피해기업 입증 부담 완화...민사소송 늘어나나
올해도 손해배상소송에서 피해기업의 입증 부담을 완화하는 다양한 제도 도입이 추진되고 있다. 법원이 지정한 전문가가 현장조사를 통해 직접 증거를 수집하는 한국형 증거개시제도(K-디스커버리 제도)와 공정위가 조사과정에서 확보한 증거자료를 법원의 요구에 따라 의무적으로 제출하도록 하는 제도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또한, 이미 현행 하도급법에서 입증책임을 전환(원사업자가 고의 또는 과실 없음을 입증)하고 있음에도 더 나아가 독자적인 개발 과정, 기술 간 차이점 등 구체적 행위사실에 대한 입증책임까지 원사업자에게 부담시킬 예정이라고 한다.한편, 올해 2월 개정된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상생협력법)에 유사한 내용의 한국형 증거개시제도가 신설되었다. 이에 상생협력법 위반 손해배상소송에서 법원이 지정한 전문가에 의한 사실조사, 위반행위 증명·손해액 산정에 필요한 자료보전명령, 법정 외에서 상호간 당사자신문이 가능해졌고, 이를 녹음, 녹화한 자료도 증거로 제출이 가능하여 피해기업은 증거확보의 어려움을 덜 것으로 평가된다.
위와 같이 기술자료유용행위에 대한 민사적 구제수단이 손해배상에서 금지청구까지 확대되고, 손해배상액 한도도 5배까지 확대되어 피해기업의 입증 부담이 더욱 완화될 경우 민사 소송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기술자료유용행위 법률리스크 대비해야
향후 기술자료유용행위에 대한 공정위의 법집행도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간 신고에 의존하던 사건인지 방식에서 벗어나 기술자료유용행위 제보를 담당하는 12명의 ‘중소기업 기술 보호 감시관’을 위촉하고 이들의 제보를 직권조사의 단서로 활용할 계획이다. 또한, 기술자료유용행위 빈발 업종에 대한 직권조사를 연 3회 이상으로 확대하고, 조사 인력을 증원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하도급법상 기술자료유용행위에 대한 각종 법률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어 기업 입장에서는 컴플라이언스 체계 구축을 통한 사전 예방이 더욱 중요해졌다. 실무적으로는 수급사업자의 기술자료를 제공받을 경우 기술자료요구서 교부, 비밀유지계약 체결 등 하도급법에서 요구하는 절차적 의무를 시스템화하고 수급사업자와 기술자료사용 범위 등을 사전에 협의하여 기술자료유용행위를 예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