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력 충돌이 발생한 이란의 교민들이 대사관 등의 협조를 받아 인접국 투르크메니스탄으로 대피했다고 정부가 3일 밝혔다. 이란 여자배구 국가대표팀 이도희 감독과 이란 프로축구 메스 라프산잔 소속 이기제 선수도 정부가 제공한 버스에 탑승해 이란을 빠져나왔다.
김민석 국무총리 주재로 이날 원격으로 열린 중동 상황점검 재외공관장 회의에서 김준표 주이란대사는 “현지 체류 국민 전원과 연락해 안전 여부를 확인하고, 희망자에 대해 인접국으로 이동과 제3국 경유 항공편을 통한 귀국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이란 교민과 외교관 가족 등 23명이 육로를 이용해 투르크메니스탄으로 출국했다. 주이란대사관은 이란 내 인터넷이 마비된 상황에서 별도의 통신망을 통해 외교부 본부와 소통을 유지해가며 1박2일간 달려 국경을 빠져나갔다. 이란에는 교민 약 60여명이 체류하고 있었다. 대피한 인원 외 혼인 등으로 이란에 정착한 40여명의 교민들은 일단 잔류를 선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에 체류 중인 관광객과 교민 등 국민들 가운데 대사관의 지원을 받은 66명과, 개별적으로 국경으로 이동한 관광객 등 47명 등 총 113명이 이집트로 탈출했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당정은 한편 이날 간담회를 열어 이란 인접국 체류 국민들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지역 13개 국가에 관광객과 주재원, 장기 거주자 등 2만1000명 가량이 체류 중이며 일부 여행객들이 항공편 취소로 발이 묶여 있다.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은 "많은 국민이 중동 지역 영공 폐쇄와 항공편 취소로 귀국편이 막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공관이 관계부처와 함께 현지 상황을 계속 모니터링하면서 최적의 귀국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교민 철수와 관련한 지원 요청이 있으면 즉각 군 자산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 국무부는 중동 13개국과 이집트 등에 체류 중인 자국민에게 납치·테러 우려로 즉시 출국할 것을 촉구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