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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0만 터진 '왕사남' 돌풍…숨은 '1등 공신' 따로 있었다 [원종환의 中企줌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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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0만 터진 '왕사남' 돌풍…숨은 '1등 공신' 따로 있었다 [원종환의 中企줌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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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통 사극의 어두운 분위기에서 벗어나 밝은 분위기를 최대한 살려주세요.”

    장항준 감독이 2024년 영화 ‘왕과 사는 남자’ 제작에 들어가며 색보정(DI)에 참여한 시각특수효과(VFX) 전문 기업 덱스터에 당부한 말이다. 지난달 4일 개봉한 이 영화는 2일 기준 누적 관객 수 900만명을 넘겼다.


    지난달 27일 서울 상암동 덱스터 본사에서 만난 강종익 대표(59)와 김욱 대표(58)는 “명암 대비가 강한 사극과 달리 해학이 넘치는 인물에게 주목할 수 있는 부드러운 질감을 영화에 녹인 이유”라며 “무거운 역사를 소재로 한 줄거리와 자연 중심의 파릇파릇한 장면을 대비하도록 색감을 살려 영화의 몰입도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VFX 및 음향, 색 보정 등 작업 모두 소화
    두 대표는 2010년대 중반 덱스터에서 본부장으로 일할 때 장 감독의 2017년 작 ‘기억의 밤’ 촬영에 함께하며 연을 쌓았다. ‘왕과 사는 남자’를 찍으면서 덱스터 DI팀이 업무에 주력할 수 있도록 일정 등을 총괄했다.


    강 대표는 “지난 작업에서 장 감독님과 의기투합하며 양질의 영상을 만든 것이 이번 협업으로 이어졌다고 생각한다”며 “감독님 자체가 밝고 유쾌한 분이셔서 어두운 장면을 선호하지 않는 성향이 영화 전반에 녹아든 것 같다”고 말했다.


    DI팀이 이 같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배경에는 두 대표의 노력이 있었다. 2011년 업계 거장인 김용화 감독이 덱스터를 세울 때 창업 멤버로 합류한 이들은 4년 뒤 VFX와 음향 및 색 보정 등 영상 제작 후공정 전반을 소화하기 위한 DI팀을 신설하는 데 일조했다.



    각기 다른 업체가 외주 방식으로 작업해 일부 데이터를 유실하거나 소통이 원활하지 않아 납기가 지연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최소화했다. 이후 2020년 대표에 오르며 코로나19를 계기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급부상하는 흐름을 놓치지 않고 사업을 체계화했다.

    김 대표는 “영상 제작 관련 후공정을 모두 처리할 수 있는 국내 유일 기업으로 인정받으면서 천만 관객 영화 열다섯 편 제작에 참여하는 기회를 얻었다”며 “코로나19 이후 영상 콘텐츠 전반에서 영화에 버금가는 고화질을 구현하려는 수요에 대응해 2021년 영화와 OTT에 맞춤화한 DI 작업실을 확충했다”고 강조했다.


    덱스터의 DI팀은 23명으로 통상 업계 규모보다 2배에 달한다. 이를 통해 ‘신과함께’, ‘파묘’ 등의 영화 외에도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과 ‘수리남’, ‘마스크걸’ 등의 히트작 제작에도 참여했다.
    "'덱스터답다'는 영화 브랜드 만들 것"

    최근에는 부침을 겪는 국내 업계를 대신해 해외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 김 대표는 “해외 업계가 조금씩 나아지는 상황에 K컬처가 급부상하면서 기회 요인이 늘고 있다”며 “한 예로 글로벌 수준의 VFX 기술력이 부족한 일본, 인도 등에서 한국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협업을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강 대표는 “과거와 달리 주요 포트폴리오 작품을 말하면 투자자와 고객사가 귀를 쫑긋할 정도로 업계 위상이 많이 올랐다”고 덧붙였다.

    두 대표는 모두 업계에서 ‘VFX 1세대’로 통한다. 홍익대 광고디자인학과와 영상대학원 석사를 졸업한 강 대표는 1998년 영화 ‘퇴마록’을 시작으로 ‘엽기적인 그녀’, ‘태극기 휘날리며’ 등 굵직한 작품에 참여하며 경력을 쌓았다. 김 대표도 일본 전자전문학과에서 VFX 관련 공부를 한 뒤 업계에 뛰어들어 ‘장화홍련’, ‘이끼’, ‘선덕여왕’ 등의 작품에 이름을 올렸다.


    웅장한 장면에 재미와 감동을 제작 영화에 반영해 ‘덱스터답다’는 브랜드를 구축하는 게 이들의 목표다. 김 대표는 “단순히 화려한 영상미를 구현하는 것을 넘어 탄탄한 스토리에 기술을 녹여 시청자에게 독특한 재미를 선사하고 싶다”며 “올해 반드시 흑자 전환해 양질의 영화 작업에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공고히 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강 대표는 “영화의 막이 오를 때 관람객이 덱스터 로고를 보고 ‘믿고 볼 수 있다’는 인식을 심을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원종환 기자 won04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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