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액 자산가들이 국내 증시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를 대거 매집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올들어 줄곧 '마이너스 수익률'을 낸 인버스 ETF가 미국과 이란간 전쟁으로 인한 단기 변동성 과정에서 일부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주 고액자산가 순매수 1위는 '인버스 ETF'
2일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이 증권사를 통해 투자하는 평균 잔액 10억원 이상 고액 자산가들은 지난 20일부터 26일까지 ‘KODEX 200선물인버스2X’를 99억원어치 순매수해 국내 상장주와 ETF 중 가장 많이 사들였다. 이 ETF는 코스피200 선물지수를 역방향으로 두 배 추종해 국내 증시가 하락하면 수익을 낸다. 올들어 두 달간 코스피 지수가 44.89% 오르자 고액 자산가들은 단기 조정 가능성에 베팅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ETF에 투자한 건 고액 자산가만이 아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KODEX 200선물인버스2X엔 총 1709억원이 몰렸다. 국내 상장 ETF 중 자금 순유입 5위다. 지난 한 주 수익률이 -16.78%로 매우 저조한데도 그렇다.
지난주 국내 증시에 역베팅하는 주요 인버스 ETF는 줄줄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냈다. 그러나 장이 열리는 오는 3일부터는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전망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연휴 새 발생한 미국과 이란 간 전쟁으로 지수 전반이 흔들릴 공산이 크다"며 "한국은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고, 신흥시장 성격이 커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글로벌 유동성이 위험자산에서 빠져나갈 때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했다. 그는 "다만 이같은 하락세가 길게 나올 가능성은 적다"며 "이전에도 중동 불안 당시 단기 변동성을 거쳤지만 결국 주가는 실적을 따라갔다"고 했다.
바이오주·지주사 등에도 자금 몰려
고액자산가들의 순매수 2위는 바이오 기업 인벤티지랩(약 90억원)이었다. 이 기업은 남성형 탈모 치료제 후보물질을 개발하고 있다. 최근 호주에서 이 후보물질의 임상 2상 승인을 받았다. 정맥주사제(IV)를 피하주사제(SC)로 바꾸는 기술 플랫폼도 가동하고 있다. LS(약 56억원), 펩트론(약 56억원)에도 고액 자산가들의 자금이 몰렸다. SK그룹의 지주사로 SK하이닉스를 손자기업으로 둔 SK(약 55억원), 한국투자증권 등을 산하에 둔 한국금융지주(약 52억원) 순매수 규모도 컸다. 이들 기업은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핵심으로 하는 제3차 상법개정안 수혜 기대와 이달 주주총회 시즌 주주환원책 발표 기대 등을 받고 있다.
투자수익률 상위 1%는 포스코홀딩스에 베팅
미래에셋증권을 이용하는 수익률 상위 1% 투자 고수들은 지난 20~27일 POSCO홀딩스를 가장 많이 사들였다. 
투자자들은 최근 사업 구조조정 이후 실적 반등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안회수 DB증권 연구원은 “POSCO홀딩스는 올해 철강, 친환경인프라, 배터리소재 등 전 부문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며 “그간 공급 과잉이었던 글로벌 리튬 시장도 중국 등의 정광 공급이 줄면서 가격 상승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투자 고수들은 이 기간 SK이터닉스(순매수 2위)와 현대차(순매수 3위)도 많이 사들였다. 하림지주는 순매수 4위였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