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건축사 자격증이 없는 사람 이름을 내세우는 식의 건축사사무소 유사 명칭 사용이 금지된다. ‘건축가’ 등으로 소비자에게 혼란을 주는 표현을 사용하면 최대 징역형에 처해질 수도 있다. 일부 사무소가 건축사 자격증이 없는 유명인을 내세워 영업해 온 관행이 금지돼 업계에선 시장 질서가 정상화할 것이라며 반색하고 있다.1일 건축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2일 국회에선 건축사사무소의 명의대여와 유사 명칭 사용을 금지하는 내용의 건축사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건축사사무소의 명칭 등을 대여하는 경우에는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고 건축사 자격도 취소된다. 건축사사무소 또는 유사 명칭을 사용하거나 무자격자의 건축사 업무 또는 건축사업 표현·표시 및 건축사 고용·동업 행위 등도 모두 처벌 대상이 된다. 이번 개정안은 공포 후 6개월이 지난 날부터 시행된다.
업계에선 그간 명의대여 및 유사 명칭 사용으로 왜곡된 시장 질서가 이번 개정으로 바로잡힐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부 무자격자가 건축사사무소 대표로 활동하며 영업하는 행위 등이 논란이 됐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건축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전문 영역으로, 자격 체계의 신뢰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번 개정은 건축사 제도의 공공성과 책임성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2024년 서울 은평구의 한 교회 신축 현장을 두고 자격 논란이 벌어졌다. 당시 공사 안내문에 붙은 ‘유현준건축사사무소’라는 이름을 두고 국내 건축사 자격이 없는 유현준 홍익대 건축도시대학 건축학부 교수가 설계·감리자로 올라간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제기돼 허가표지판이 정정됐다. 유사 명칭 사용 시 처벌하는 내용의 개정안이 발의된 지난해 4월 유현준건축사사무소에서 유현준앤파트너스건축사사무소로 사무소의 등기상 상호도 바뀌었다.
업계에선 건축사와 유사한 명칭 사용의 제한을 꾸준하게 요구해 왔다. 건축사 자격증이 없는 무자격자에 의한 소비자 피해가 반복됨에도 과태료 등 경미한 처벌에 그쳤기 때문이다. 일부는 건축사 자격증이 없는 관련자를 지칭하는 건축가라는 표현 역시 소비자에게 혼란을 줄 수 있어 제한해야 한다고 말한다.
미국 영국 등에선 한국의 건축사와 같은 아키텍트 자격을 취득하지 못한 상태에서 건축 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을 디자이너 등으로 소개하도록 한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