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6,244.13

  • 63.14
  • 1%
코스닥

1,192.78

  • 4.63
  • 0.39%
1/2

'이게 내 얼굴?' 무보정 사진에 충격…"정신병 걸릴 것 같아요" [이슈+]

페이스북 노출 0

핀(구독)!


뉴스 듣기-

지금 보시는 뉴스를 읽어드립니다.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이게 내 얼굴?' 무보정 사진에 충격…"정신병 걸릴 것 같아요" [이슈+]

주요 기사

    글자 크기 설정

    번역-

    G언어 선택

    • 한국어
    • 영어
    • 일본어
    • 중국어(간체)
    • 중국어(번체)
    • 베트남어

    "주기적으로 외모정병 온다."
    "필터 속 얼굴이 내 얼굴이었으면 좋겠다."


    틱톡과 인스타그램, 스노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얼굴을 자동 보정해주는 '뷰티 필터' 사용이 일상화되면서 이른바 '외모정병(외모 강박)'을 호소하는 게시글이 급증하고 있다.


    27일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썸트렌드에 따르면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26일까지 '외모정병' 언급량은 전년 동기 대비 146.9% 증가했다. 단순한 유행어를 넘어 하나의 사회적 증상으로 확산하는 분위기다.
    ◇"필터 속 얼굴이 진짜면 좋겠다" 20대의 고백


    '외모정병'을 호소하는 여성들은 또렷한 콧대와 매끈한 피부, 축소된 얼굴형과 커진 눈 등 필터 속 얼굴에 익숙해진 이용자들이 현실의 자기 얼굴을 낯설게 느끼며 자괴감과 열등감을 토로하고 있다.

    올해 20살이 된 한 여성은 "요즘 친구들은 성형을 많이 한다. 예뻐진 친구들을 보면 내가 손해 보고 사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인스타그램과 SNS에 나오는 인플루언서를 따라 하려고 필터를 쓰는데 이게 내 얼굴이면 좋겠다 싶다 처음엔 관심이 없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외모에 집착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이용자는 "인스타에 사진을 올릴 때는 무조건 보정한다. '인생네컷'도 보정해서 올린다"며 "친구들이 예쁘다고 해주면 기분은 좋지만, 보정 전후를 비교하면 정신병 걸릴 것 같고 죽고 싶어질 정도로 괴롭다"고 적었다.

    SNS에는 "기본 카메라에는 나 말고 다른 사람이 사는 것 같다", "일반 카메라로는 셀카를 못 찍겠다. AI가 나였으면 좋겠다"는 글도 이어진다.

    일부는 "기본 카메라로 찍힌 내 얼굴을 보고 충격받았다"며 "보정 앱 없이는 내 얼굴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필터 속 모습과 현실 얼굴 사이의 괴리감은 '현타(현실 자각 타임)'로 이어진다는 토로도 잇따른다.



    실제로 틱톡에는 '외모정병 올 때 쓰는 필터'도 등장했다. 일부러 눈을 작게 왜곡했다가 원래 얼굴로 되돌리며 현재 얼굴에 대한 자존감을 채우는 식이다. 해당 필터로 제작된 관련 영상은 수천 건에 달한다.
    ◇"온종일 외모 이야기" 학부모의 한숨


    이 같은 현상은 성인에 그치지 않고 초·중학생까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고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A씨는 지역 커뮤니티에 "딸 외모 타령이 힘들다. 온종일 외모 이야기만 한다. 40kg인데도 다이어트를 한다고 하고, 턱 성형과 붙임 머리를 말한다"며 "남이 예쁘다고 해도 빈말이라 믿지 않는다"고 우려를 드러냈다.


    A씨는 "진짜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건지, 요즘 아이들은 다 그런 건지 모르겠다"며 "방학이라 온종일 집에 있는데 매일 외모 이야기만 하니 너무 힘들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학부모 역시 "초등학생들 사이에서도 아이돌을 우상화하며 평범한 아이들을 놀리는 분위기가 있다"며 "SNS를 열면 보정 필터로 다듬어진 예쁜 사람만 보이는 환경이 아이들을 위축시키는 것 같다. 허구한 날 외모 얘기만 해서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가정 내 갈등으로까지 번지는 가운데, 일부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미성년자의 SNS 사용을 제한해야 하는 것 아니냐", "보정된 얼굴을 진짜라고 믿게 만드는 구조 자체가 문제"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모델 겸 방송인 홍진경 역시 최근 딸 고등학생 딸 라엘 양의 보정 사진이 온라인에서 퍼지며 성형 의혹이 제기되자 직접 해명에 나섰다.

    그는 SNS에 보정 전후 사진을 공개하며 "라엘아 이 정도면 사기 아니냐. 너도 엄마 손잡고 가짜의 삶 한 번 나가자"고 적었다. 또 지인이 "인스타에 라엘이 사진이라고 뜨던데 보셨느냐"고 묻자 "그거 다 보정"이라고 답한 DM 내용도 함께 공개했다.
    ◇보정 안 된 얼굴 노출되자 14만 팔로어 이탈


    '보정된 얼굴'이 더 많은 '좋아요'를 받는 플랫폼 구조도 문제다. 필터를 사용할수록 반응이 커지고, 반응이 클수록 노출이 확대되는 알고리즘이 외모 중심의 비교 문화를 강화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해외에서는 이러한 구조가 단적으로 드러난 사례도 있었다. 실시간 방송을 준비하던 중국의 한 유명 뷰티 인플루언서는 기술적 오류로 필터가 꺼지면서 보정 전 얼굴이 그대로 노출되는 소동을 겪었다.

    라이브 방송 도중 약 1초간 피부 톤과 주름 등 자연스러운 모습이 드러났고, 필터는 곧 다시 작동했지만, 일부 시청자들은 "속은 느낌"이라며 등을 돌렸다.

    해당 장면은 순식간에 확산했고, 그는 약 14만 명의 팔로어가 이탈하는 타격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 "비교 대신 자기 자신을 돌보고 신뢰를 쌓는 과정 중요"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정신건강의학계는 '외모정병'이라는 공식 병명은 없지만, 자존감 저하에서 비롯되는 경우와 신체이형장애와 유사한 양상으로 나타나는 경우로 나눠볼 수 있다고 설명한다.

    김동욱 가람정신건강의학과 원장(대한정신건강의사회 회장)은 "자존감이 낮을 경우 타인의 인정을 외모를 통해 얻으려는 욕구가 강해질 수 있다"며 "사진에 필터를 쓰는 것 자체가 문제라기보다, 필터에 지나치게 집착하고 자신의 가치를 외모로만 평가하려 할 때 일상생활과 대인관계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남들과의 비교 대신 자기 자신을 돌보고,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며 신뢰를 쌓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집착이 일상 기능을 방해할 정도라면 전문적인 상담과 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



    실시간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