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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유행 시대…두쫀쿠와 말차라떼의 운명이 엇갈린 이유 [임이랑의 트렌드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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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유행 시대…두쫀쿠와 말차라떼의 운명이 엇갈린 이유 [임이랑의 트렌드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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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전, 민족의 대명절 설을 앞두고 찾은 백화점 지하 식품관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그런데 잘 꾸려진 설 선물 코너보다, 더 붐비는 곳은 따로 있었다. 무엇을 사려고 저렇게 줄을 서있는 걸까.

    궁금해서 그 줄의 맨 앞까지 따라가 보니 그들이 기다리는 것은 바로 '두쫀쿠'. 두바이 쫀득쿠키였다. 한 사람당 살 수 있는 수량이 제한적이라 줄을 서고, 정작 애타게 기다려서 받아가는 두쫀쿠는 인당 몇개 남짓.


    지난해 말부터 보이기 시작한 두쫀쿠의 유행은 올초 그 속도와 열기가 폭발적이었다. 이름 맨 앞에 내세웠지만 정작 두바이에서는 알지 못하는 쿠키, 밀가루나 쿠키 반죽이 들어가지 않아 사실상 '쿠키'라고 하기도 어려운 쿠키. 두쫀쿠는 어떻게 이런 짧은 기간에 푹풍처럼 대유행의 중심이 되었을까.

    그 확산의 시작은 SNS에서 찾을 수 있다. 아이돌과 인플루언서들이 SNS를 통해 두쫀쿠를 먹는 모습이 숏폼 형태의 콘텐츠로 확산되면서 빠르게 퍼져 나갔다. 속재료의 바삭함과 쫀득한 텍스처 덕분일까.


    먹는 순간 나는 소리와 독특한 비주얼이 사람들을 짧은 순간에 사로잡았다.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베이커리를 취급하는 작은 규모의 개인 카페들은 매출을 올릴 아이템을 찾고 있었고, 마침 시작한 대유행의 물결에 합승해 두쫀쿠를 만들어 메뉴에 올리고 판매를 시작했다. 이후 경쟁적으로 바이럴이나 홍보를 하고, 소비자와 공급자 양쪽에서 교차적으로 검색과 업로드를 하면서 대유행이 만들어진 것이다.

    명절이 지나고 나서 줄이 길게 늘어서 있던 두쫀쿠 매장 앞을 다시 지나가 봤다. 오픈런이 사라졌다. 긴 줄을 만들어 조기 매진, 완판 행렬을 이어가던 대유행의 두쫀쿠 열기는 사그라든 것 같다. 검색량이 절정에 달하고 정점을 찍은 뒤 절반 이하로 급감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유행 반감기’라고 한다. 2020년 대유행이었던 크로플의 유행 반감기는 163일로 유행의 지속 기간이 약 5개월이었다.



    그 이후 대한민국을 강타한 탕후루는 유행이 급감하는데 54일이 걸렸고, 두쫀쿠는 17일이 걸렸다. 유행의 지속 시간이 점점 짧아지는 것이다. 사람들의 관심이 빠르게 옮겨가면서 모든 유행 주기가 짧아지는 것일까? 꼭 그렇지만은 않다.

    두쫀쿠가 초반의 열풍을 길게 이어가지 못하고 이내 인기가 점차 시들해지고 있는 데 반해 여전히 대유행을 이어가고 있는 또 하나의 먹거리 아이템이 있다. 바로 말차라떼. 2025년 말차라떼 열풍은 MZ의 키워드 중 하나라고 할 정도로 '핫'했다.



    말차라떼 맛집 지도를 따라가며 말차를 소비하고 인증하는 트렌드 역시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져 나갔다. 건강을 신경 쓰는 MZ세대와 힙한 라이프 스타일의 결합, 그리고 웰니스 트렌드가 더해져 열풍이 됐다. 여기에 헬시 라이프를 지향하는 글로벌 셀럽이 숏폼을 통해 말차를 소비하고 즐기는 피드를 업로드해 트렌드 확산의 촉진제가 됐다. 말차는 MZ 세대를 그야말로 '취향저격'했다.

    두쫀쿠의 인기와 비슷한 듯 다른 행보다. 어째서 두쫀쿠의 엄청난 인기는 생각보다 빠르게 식은 반면, 말차라떼의 열기는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것일까. 두가지 먹거리의 대유행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두쫀쿠를 먹어본 사람들에게 소비의 이유를 물어보니 대부분의 대답은 '궁금해서', 혹은 '나만 그 맛을 모르는 것 같아서' 였다. 호기심에 한두 번 경험을 했지만, 탕후루의 경우가 그랬던 것 처럼 많이 먹으면 건강에 좋지 않을 것 같다는 인식이 강했다. 재미 있고 맛도 있지만, 지속적으로 먹을 음식은 아니라고 받아들이는 게 공통점이었다.

    말차의 경우는 조금 달랐다. 오히려 건강 관리에 도움이 되는 음식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한번 마신 이후에도 반복적이고 지속적으로 소비할 의향이 있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인스타그램에 #matcha 해시태그의 게시물이 1000만개를 넘는다는 것은, 말차가 단순히 음료일 뿐 아니라 그 이상의 문화적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말차라떼의 유행은 셀럽이나 인플루언서의 추천을 그대로 따라서 소비하는, '디토(ditto) 소비'가 가장 여실히 드러난 예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헤일리 비버와 두아 리파가 말차라떼를 마시는 모습은 새로운 문화의 확산에 크게 기여했다. 소비자들은 말차를 건강에 도움이 되면서 힙해 보이기까지 하는 '세련된 음료'라고 받아들였다. 그 이후에는 그저 유행을 의미 없이 쫓아가는 게 아니라, 웰니스를 지향하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선택한 자기 주도적 트렌드가 된 것이다. 자연스럽고 건강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클린 걸' 코어, '저속노화' 트렌드가 말차의 이미지와 맞닿아 유행이 가속화됐다. 그렇게 말차라떼는 새로운 대유행 아이템으로 자리매김했다.

    유행에도 부류가 있다. 어떤 유행은 꽤 오랜 기간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고 하나의 문화로 받아들여져 시대의 사람들에게 향유된다. 반면 어떤 유행은 잠시 스치고 사라지기도 한다. 유행, 트렌드를 유심히 관찰하고 사람들의 관심사와 취향이 어디로 향하는지 기록하는 에디터는 다양한 분야의 유행을 관심 있게 보고 또 그 내면을 들여다 보려고 노력한다. 결국 오랫동안 사랑받는 것들은 '나의 삶에 적용해 유용하고 또 지속하고 싶은가'라는 기준을 통과해야 한다.

    잠깐의 흥미와 눈요깃거리도 가끔 필요하지만, 일상에서 자주 마주하고 반복적으로 소비할 수 있는 것이어야 오래도록 관심과 사랑을 받는 것이다.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올라가고, 정보는 쉽게 공유되고 모든 것이 상향 평준화됐다. 트렌드를 따라가기도 하지만 정말 내가 좋아하는 것을 알고 각자의 라이프 스타일에 알맞게 적용되는 것들을 똑똑하게 소비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런 소비 형태와 문화 현상은 시대를 더욱 발전시키고 문화를 풍성하게 한다.

    마케팅을 하는 공급자의 입장에서도 아이템과 문화를 소비하는 소비자의 입장에서도 유행이 고도화되고 있다는 것은 대중 문화가 발전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 방증이기도 하다. 더 가치 있고 더 지속가능한 것들이 또 새로운 유행이 되어 우리 앞에 나타날 것이다. 궁금하다. 크로플, 탕후루, 두쫀쿠, 말차까지. 그 다음엔 또 어떤 유행이 우리를 즐겁게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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