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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칼럼] 부상하는 국가 플랫폼 자본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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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칼럼] 부상하는 국가 플랫폼 자본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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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 자본주의는 데이터라는 새로운 원유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공장과 금융이 지배하던 시대를 지나 전 세계 정보를 연결하고 독점하는 플랫폼이 경제의 심장이 됐다.

    거대 정보기술(IT) 플랫폼의 경제적 영향력과 국가의 통치 권력이 결합한 ‘국가 플랫폼 자본주의’가 새로운 질서로 부상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시장 경쟁의 규칙은 네트워크 효과와 데이터 축적 능력에 의해 다시 쓰이고, 소수 기업의 지배력은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


    플랫폼은 쇼핑과 검색의 창구를 넘어 결제, 의료, 교육, 행정 등으로 확장하며 공공 인프라가 되고 있다. 국가는 플랫폼을 전략 자산으로 육성하거나 플랫폼이 축적한 데이터를 사회를 관리하는 도구로 활용한다. 중국의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국가적 지원 속에 성장해 공공 서비스와 결합하는 모습이 이를 보여준다. 동시에 개인정보 보호, 알고리즘 투명성, 독점 규제 같은 과제도 커지면서 플랫폼과 국가의 관계는 협력과 통제를 오가는 긴장 속에서 재편되고 있다.

    이 체제를 떠받치는 동력은 데이터의 무기화와 글로벌 패권 경쟁이다. 데이터를 장악한 플랫폼은 소비와 이동을 예측하고 여론을 형성할 힘을 갖는다. 국가는 그 힘을 방치할 수 없고 규율과 동맹의 방식으로 플랫폼을 품는다. 동시에 미국의 GAFAM(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과 중국의 BAT(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를 축으로 한 기술 패권 전쟁은 디지털 민족주의를 자극한다. 자국 플랫폼이 무너지면 데이터 주권뿐 아니라 결제·광고·콘텐츠 유통 기반까지 외산 생태계에 종속될 수 있다는 불안이 결합을 가속한다.


    주요국의 대응은 다르지만 목표는 플랫폼 권력의 통제와 경쟁 회복이다. 유럽연합(EU)은 디지털시장법으로 거대 플랫폼을 게이트키퍼로 지정하고 자사 우대, 데이터 결합, 폐쇄적 생태계를 제한한다. 미국은 반독점 집행을 강화하며 소송과 제도 개편을 병행하고, 경우에 따라 기업 분할까지 거론한다. 일본의 라인야후 사태는 플랫폼을 사기업이 아니라 국가 인프라로 간주하는 태도를 드러낸다. 보안을 명분으로 지분 구조와 통제권에 개입하려는 움직임은 국가 플랫폼 자본주의의 긴장을 상징한다.

    그러나 플랫폼 제국이 영원하다는 믿음은 반복해 배반당했다. 마이스페이스는 사용자 경험보다 광고 수익에 집착하다가 페이스북에 자리를 내줬다. 야후는 검색 혁신보다 포털 모델에 안주하며 구글의 알고리즘과 생태계 전략에 밀렸다. 노키아 역시 단기 성과에 치우치며 소프트웨어 전환과 개발자 생태계 구축의 골든타임을 놓쳤다. 공통의 패인은 현금 창출원을 지키려는 혁신자의 딜레마와 미래 옵션에 대한 투자 축소라는 재무적 판단의 오류다. 이는 지배적 플랫폼도 더 효율적인 혁신가에 의해 언제든 대체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규제의 과잉이 아니라 혁신을 뒷받침할 설계다. 지배적 사업자를 단순히 억제하는 규제는 역설적으로 준수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강자에게만 유리한 구조를 만들고, 신규 진입자의 비용 부담을 키워 시장을 고착화할 수 있다.

    해외 플랫폼에 대한 경계는 필요하지만 무조건적인 배척이 해법은 아니다. 로마가 길을 만들었으나 그 길을 타고 들어온 외부 세력에 흔들렸듯, 해외 플랫폼은 정보 유출의 통로가 될 수 있다. 동시에 그 디지털 도로를 활용했기에 K컬처가 세계로 확산하며 성장했다는 사실도 분명하다.


    정부는 규제의 심판이 아니라 혁신의 설계자가 돼야 한다. 첫째, 데이터 이동성과 상호운용성을 법과 표준으로 보장해 사용자가 손쉽게 플랫폼을 옮기고 서비스가 연결되도록 해야 한다. 둘째, 스타트업이 거대 플랫폼과 경쟁할 수 있도록 클라우드와 AI 컴퓨팅 자원을 국가 차원에서 지원해 실험의 비용을 낮춰야 한다. 셋째, 경쟁을 훼손하는 킬러 인수는 막되 건강한 인수합병은 촉진해 자본 회수와 재도전이 선순환하도록 해야 한다.

    국가 플랫폼 자본주의 시대의 승자는 플랫폼을 가장 세게 억압하는 나라가 아니라 해외 플랫폼을 영리하게 활용하면서도 새로운 자국 플랫폼이 끊임없이 태어나는 역동적 생태계를 가진 나라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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