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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간 교감으로 풀어낸 선율…금관의 묵직한 연주와 밸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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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간 교감으로 풀어낸 선율…금관의 묵직한 연주와 밸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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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악 연주가의 조련자로 명성을 쌓아온 크리스토프 포펜이 25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한경아르떼필 콘서트 지휘대에 섰다. 지휘자 포펜은 악단 음색의 밸런스를 섬세하게 조정하는 점이 유독 인상적이었다. 영화에 비유하면 플롯보다 미장센으로 기억을 남기는 감독에 가깝다.

    멘델스존 ‘핑갈의 동굴’ 서곡으로 콘서트의 막이 열렸다. 침착하고 정적인 음량으로 곡이 시작됐다. 역시나 포펜은 곡의 강약 대비를 적극 내세우는 대신 섬세하게 앙상블의 색상을 조율해 나갔다. 약간 채도가 낮은 듯하던 곡은 귀가 그 팔레트에 적응하자 섬세한 그러데이션을 펼쳤다. 무대 오른쪽에 배치된 저음현이 풍요하고 섬세한 울림 속에 호소력 있고 안정된 화성의 기초를 쌓았고, 그 바탕 위에 고음현의 선율과 내성부가 침착하고 안정된 선으로 음향의 화폭을 채워나갔다.


    이어 포펜의 애제자이자 노부스 콰르텟의 리더인 바이올리니스트 김재영이 무대에 올랐다. 연주곡은 중기 낭만주의적 선율성이 두드러지는 브루흐의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이었다. 사제 관계인 지휘자와 솔리스트의 긴밀한 호흡은 기대대로였다. 포펜의 특징인 ‘서로 정밀하게 듣기’는 지휘자와 협연자의 관계에서도 동일했다. 김재영의 솔로는 매력적인 음색을 한껏 부각하면서도 관현악의 일부처럼 움직였다. 2악장의 명상적인 부분에서 현악부의 내성부와 한 몸처럼 움직이는 부분이 특히 귀를 붙들었다. 두 사람의 호흡은 1악장과 2악장에서 완만한 선율선과 긴 프레이징으로 사색적인 면을 강조한 반면 3악장에서는 템포를 당겨 곡이 주는 약동하는 느낌을 한층 틔워 올렸다.

    후반부 생상스 교향곡 3번의 서주부가 울리자마자 흠칫 놀랐다. 훨씬 커진 3관 편성의 악단이 무대를 가득 채운 면도 있지만, 첫 화음부터 악단의 음색은 확연히 달라져 있었다. 화면의 선예도(線銳度)가 예리하게 조정됐다고 할까. 철강과 산업혁명의 시대인 생상스의 근대가 또렷한 현의 첫 화음 연결부터 실감됐다.


    역시나 포펜은 이 곡에서도 템포 완급을 인위적으로 조절하는 데 관심이 없어 보였다. 1부 전반부나 2부 전반부에서 대부분의 지휘자가 속도를 끌어올리며 클라이맥스를 쌓아 올리는 부분에서 그는 오히려 속도를 약간 낮추며 금관의 안정된 합주를 배려했다. 요즘 유행하는 표현으로는 ‘테토남’이 아닌 지휘자의 오르간 교향곡이랄까.

    현악부뿐 아니라 목관 및 특히 금관의 믿음직한 연주는 올해 한경아르떼필하모닉의 연주에 믿음을 걸게 했다. 고급스러운 질감이 더해진 세련된 밸런스의 관악부를 이날 한경아르떼필은 자랑했다.



    유윤종 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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