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지난해 말 판교 소재 기업으로 이직한 A씨는 요즘 점심시간이 기다려진다. 이전 직장에선 메뉴는 달라도 맛은 비슷한 구내식당이 지겨워 사비로 외식하곤 했지만 지금은 회사가 준 포인트로 일대 맛집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어서다. A씨는 "건강 관리를 위해 점심을 샐러드로 대신할 때도 많은데, 여러 종류 가맹점이 많아 만족도가 매우 높다"고 했다.
직장인들의 점심 풍경과 기업 복지 지형도가 빠르게 바뀌고 있다. 종이 식권이나 구내식당 중심의 복지에서 벗어나, 어디서나 결제 가능한 모바일 플랫폼이 새로운 기업 복지 모델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관련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직장인 40만명 쓴다…NHN페이코 연간 거래액 2900억 돌파
2일 NHN페이코에 따르면 식권·복지포인트·상품권을 통합한 B2B(기업 간 기업) 기업복지 솔루션의 지난해 연간 거래액은 29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2024년) 대비 32% 증가했다. 특히 복지포인트 거래액이 1년 새 53% 급증하며 성장을 견인했다.약 7만개의 식권 가맹점과 전국 60만개의 온오프라인 결제처를 확보한 페이코는 이 같은 '범용성'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전용 카드를 통해 일반 식당뿐만 아니라 편의점,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도 사용이 가능해 임직원 선택권을 넓혔다는 설명이다.
지난해에는 공무원연금공단, 넥슨게임즈, 아시아나항공, 에어부산 등이 새롭게 도입하는 등 누적 도입 기업 2400여곳, 이용 임직원 수는 40만명을 넘어섰다.
NHN페이코 관계자는 "기업과 임직원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가장 스마트한 복지 솔루션을 고민해 왔다"며 "2026년에도 페이코 기업복지 솔루션의 기술력과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국내 기업복지 시장의 디지털 전환을 이끌며 시장점유율을 확고히 할 것"이라고 했다.
모바일 식권 원조도 '질주'
국내 최초 모바일 식권 서비스 '식권대장'을 인수한 현대벤디스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벤디스는 지난해 연간 거래액이 1800억원을 돌파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현대백화점그룹 편입 이전인 2022년(976억원) 대비 약 2배 성장한 수준이다.고객사도 인수 당시 1700여곳에서 3300여곳으로, 제휴 가맹점 역시 약 3만3000곳에서 6만5000곳으로 크게 늘었다. 회사는 2024년 창사 이후 첫 연간 흑자를 달성한 데 이어 지난해에도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고 전했다.
특히 대기업·공공기관 고객 비중이 빠르게 높아지는 점이 특징. 대기업 고객 수는 2022년 110곳에서 지난해 210곳으로 두 배 증가했고, 대기업 고객사가 전체 거래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1.6%에서 40.4%로 뛰었다. 회사는 올해 목표 거래액을 2000억원으로 잡았다.
식대 관리 → 종합 복지 플랫폼…경계 허문다
업계는 기업 복지 시장의 경쟁 구도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초기에는 모바일 식권 중심의 '식대 관리' 경쟁이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복지포인트·복지몰·기업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종합 플랫폼 경쟁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페이코가 범용 결제 인프라를 기반으로 복지 영역을 확장하는 반면 현대벤디스는 '식권대장'을 중심으로 메시징·퀵서비스·교육 등 기업 대상 솔루션을 잇달아 붙이며 '원스톱 복지 컨설팅 플랫폼'을 지향하고 있다.
대규모 사업장이 많은 항공·공공·의료 분야를 중심으로 기업들의 디지털 복지 도입이 늘고 있는 점도 공통된 흐름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복지비 정산 자동화와 정책 관리 효율을 높일 수 있고, 임직원은 사용처 선택권이 넓어져 만족도가 높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 복지가 플랫폼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플랫폼 간 경쟁도 사용 편의성과 제휴처 확대를 중심으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