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존 비만 치료제는 체중 감량 시 근육이 함께 빠지는 한계가 있지만 한미약품은 지방만 빼고 근육은 키우는 ‘양질의 치료’로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겠습니다.”
최인영 한미약품 연구개발(R&D)센터장은 25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경바이오인사이트포럼 2026’에서 환자 중심의 차별화된 비만 치료 전략을 공개했다.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위고비, 마운자로 등 블록버스터 비만치료제의 근 손실 문제를 해결해 미충족 수요를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한미약품, 근육 늘리고 지방은 감소
이날부터 27일까지 사흘간 열리는 한경바이오인사이트포럼 2026은 국내외 250여 개 제약·바이오 기업에서 500여 명의 관계자가 참석했다. 참가자들은 한미약품을 필두로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비만 신약 등 차세대 한국 제약·바이오산업의 핵심 미래 전략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한미약품은 이번 포럼에서 비만 전 주기를 관리하는 독자적인 포트폴리오를 전면에 내세웠다. 가장 주목받은 것은 신규 기전을 가진 신약 후보물질 ‘HM17321’이다. 최 센터장은 “HM17321은 식욕 억제 중심의 비만치료제와 달리 근육 성장을 억제하는 단백질을 선택적으로 차단해 근육량은 늘리고 지방만 태우는 차세대 기전”이라고 설명했다. 전임상 결과에 따르면 이 약물은 지방량을 최대 76.6% 줄이면서 근육량은 8.2% 늘리는 효과가 있다.
초고도 비만 환자를 타깃으로 한 삼중작용제 ‘HM15275’는 전임상에서 글로벌 경쟁사 대비 체지방량을 6% 추가로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HM15275는 25% 이상의 체중 감량 효과를 목표로 하면서도 근육 감소를 최소화해 고도 비만 환자에게 최적화된 대안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받는다. 한미약품은 올해 하반기 한국인의 낮은 체질량지수(BMI)와 특성을 고려한 비만 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를 국내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서구인 대비 체격이 작은 한국인 환자군을 타깃으로 개발됐으며, 우수한 내약성을 확보해 복약 순응도를 높인 것이 특징이다.
◇팬데믹 즉각 대응 역량 구축
GC녹십자는 백신 국산화의 목표를 단순한 제품 자립을 넘어 ‘팬데믹 즉각 대응 역량’ 확보에 두겠다고 선언했다. 이재우 GC녹십자 개발본부장은 “핵심은 특정 백신 제품이 아니라 위기 상황에서 얼마나 빨리 대응하느냐에 있다”며 차세대 백신 전략을 소개했다. GC녹십자는 메신저리보핵산(mRNA) 코로나19 백신 임상 1상을 진행하며 기술 자급화를 추진 중이다. 미국 중국 일본 등 주요 선진국은 자국 바이오기업이 mRNA 백신 상용화에 성공했지만 한국은 국산화를 하지 못했다. 이 본부장은 “새로운 팬데믹 발생 시 100일 안에 3000만 도스를 생산해 공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루카스바이오와 삼양바이오팜은 각각 면역세포, 약물 전달 플랫폼을 통해 기존 치료제의 한계를 넘겠다는 전략을 발표했다. 루카스바이오는 초고령사회의 감염병 위기를 해결할 대안으로 ‘T세포 면역치료’를 제시했다. 조석구 루카스바이오 대표는 “면역력이 떨어진 고령층을 위해 바이러스 감염 세포를 직접 제거하는 ‘DTK 플랫폼’ 기술을 구축했다”며 “단순 치료를 넘어 고령층의 면역 방어 체계를 근본적으로 강화하고 첨단재생의료 제도를 활용해 신속한 상용화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삼양바이오팜은 유전자 치료제 상용화를 가로막는 고비용과 낮은 전달 효율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했다. 김경진 삼양바이오팜 대표는 비바이러스성 나노입자 기술을 활용해 약물을 목표 장기까지 정확하게 배달하는 차세대 약물전달체(DDS) 전략을 공개했다. 김 대표는 “바이러스 벡터의 안전성 문제를 극복한 나노입자 기술을 통해 유전자 치료의 접근성을 높이고 상용화 시대를 앞당길 것”이라고 말했다.제주=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