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최근 조정대상지역(서울 전역과 경기 12곳)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및 보완 방안’을 발표했다. 오는 5월 9일까지 계약하고, 4~6개월 안에 잔금 납부를 마무리하면 양도세를 중과하지 않는다. 무주택자가 ‘세 낀 매물’을 매수하면 임대차 계약이 끝날 때(최장 2년)까지 실거주 의무도 유예한다.
앞으로 양도세 중과 유예가 종료되면 기본세율(6~45%)에 중과세율이 더해지고 장기보유특별공제까지 배제되면서 실효세율이 급격히 상승한다. 동일한 주택을 매도하더라도 시점에 따라 수억원의 세금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인상은 단기간에 바로 시행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재산세는 지방세, 종합부동산세는 국세로 과세 체계가 이원화돼 있어 세율 조정, 공시가격 현실화,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 등 정책 설계와 정치적 논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보유세 개편은 중장기 변수로 접근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실거주하지 않는 1주택자에 대한 과세 검토 역시 신중할 수밖에 없는 영역이다. 1가구1주택 비과세 제도의 취지는 국민의 주거 이전의 자유와 주거 안정을 보장하는 데 있다. 고령으로 인해 자녀 거주지 인근 이주, 기존 주택을 임대한 경우나 직장 이동, 건강 문제로 실거주가 어려운 사례까지 일률적으로 과세할 경우 사회적 혼란이 불가피하다. 정부도 이러한 부작용을 충분히 고려할 수밖에 없다.
다주택자라 하더라도 과거 임대주택으로 등록된 주택이 있는 경우에는 별도 점검이 필요하다. 거주 주택 비과세 적용 가능 여부, 임대사업자 자동 말소·자진 말소 시점, 중과 배제 특례 적용 기간에 따라 세 부담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단순히 다주택자라는 이유만으로 동일한 과세가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정부는 5월 9일까지 계약이 체결된 경우까지 중과 유예를 적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다주택자 입장에서는 “5월 9일 이전까지 잔금 납부 등 모든 매도 완료”라는 압박에서 일정 부분 벗어날 수 있게 됐다. 단기간에 매매와 이사를 동시에 진행해야 하는 부담도 다소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중과 회피를 목적으로 자녀 증여를 검토하는 문의도 급증하고 있다. 그러나 증여는 단순히 양도를 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접근할 경우 오히려 세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여러 주택이 있다면 그 중 이미 양도 차익이 크게 발생한 주택을 증여하는 게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그러나 임대 보증금이 있는 주택을 증여할 경우 부담부증여로 보아 보증금 승계분에 대해 양도세가 부과될 수 있다. 이때 양도세 중과세율이 적용될 수 있으므로 증여 의사결정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지금 다주택자에게 필요한 것은 정책 변화에 맞는 구조 설계다. 보유 주택별 취득가액, 보유기간, 거주기간, 임대현황, 중과 적용 여부, 자녀 증여 때 세금 부담을 고려해 종합적인 검토를 해야 한다.
천경욱 세무법인 송우 대표세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