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순경 채용시험 체력검사가 전면 개편되자 노량진 체력시험 학원가에 한파가 불고 있다. 체력시험 변별력이 약화할 것이라는 전망에 수강생이 줄어들어 일부 학원은 소방·교정직 등 다른 직렬 대비반으로 전환하거나 여성 수험생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24일 학원가에 따르면 노량진 일대에서 공무원 체력학원은 6곳만 경찰 준비반을 운영하고 있다. 공무원 시험이 한창 인기를 끈 2020년 이전만 하더라도 20곳이 넘는 경찰 준비 체력학원이 성업했다.체력학원이 급감한 것은 경찰이 올해부터 순경 공개경쟁채용 시험에 순환식 체력검사를 도입하기로 하면서다. 순환식 검사는 4.2㎏ 조끼를 착용한 상태로 장애물 달리기, 장대 허들 넘기, 밀기·당기기, 구조하기, 방아쇠 당기기 등 5개 코스를 4분40초 안에 통과해야 합격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과거에는 팔굽혀펴기, 악력 측정 등 세부 종목별 점수를 매기는 방식이었는데 합격·불합격 방식으로 바뀌면서 고득점을 노리기 위한 추가 훈련 필요성이 줄어들었다.
수험생 사이에서는 순환식 검사가 처음엔 낯설지만 코스 동선과 동작 요령을 정확히 익히면 대부분 통과할 수 있다는 인식이 퍼져 있다. 충북 충주 중앙경찰학교에 마련된 순환식 검사 체험 센터를 찾은 수험생들은 “남자 수험생 열 명 중 아홉 명은 합격했다”는 후기를 SNS에 공유했다.
체력학원들은 순환식 체력훈련장 시설을 확충하기보다 경찰 준비반을 접는 쪽을 택하고 있다. 경찰 준비반을 계속 운영하려면 순환식 체력훈련장 시설을 갖춰야 하는데, 농구장 크기에 육박하는 330㎡ 안팎의 실내 공간과 공식 규격 장비를 구비해야 해 초기 비용 부담이 크다는 게 학원가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학원들은 기존 체력검사 방식을 유지하는 소방·교정직 준비반으로 전환하고 있다.
한 일선 경찰관은 “건장한 남성이면 쉽게 순환형 검사를 통과할 수 있고 여성도 1주일 정도 연습하면 합격할 수 있다”며 “전반적으로 체력검사를 준비할 필요성이 줄어들어 경찰의 기초체력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류병화 기자 hwahw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