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른트 랑에 유럽의회 무역위원회 위원장은 23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미 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15% 글로벌 관세 부과 등에 따른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랑에 위원장은 “현재 상황은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하며 우리가 작년 턴베리 합의(EU와 미국 무역 합의)를 통해 달성하고자 한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에 정면으로 배치된다”며 “이에 미국과의 무역 관계에서 명확성, 안정성, 법적 확실성이 재확립될 때까지 입법 작업을 보류하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당초 24일 미국과의 무역 합의를 표결에 부치려던 유럽의회의 계획은 또다시 연기됐다. 랑에 위원장은 무역위원회가 다음주 상황을 재평가할 것이라고 했다.
유럽의회가 미국과의 무역 합의 승인을 연기한 것은 지난 1월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유럽의회는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이 덴마크 자치령인 그린란드 양도 요구에 반발해 그린란드에 파병한 유럽 8개국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압박하자 지난달 21일 미국과의 무역 합의 승인을 전격적으로 보류했다. 이후 유럽의회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를 상대로 무력을 쓰지 않겠다고 입장을 바꾸고 유럽 8개국에 대한 추가 관세 위협을 철회하자 승인 절차를 재개하기로 하고 24일 표결할 예정이었다.
EU는 EU 회원국에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물품에 적용되는 상호관세율을 30%에서 15%로 낮추는 대신 6000억달러를 미국에 투자하기로 작년 7월 미국과 합의했다. 유럽의회 일부 의원은 EU가 대부분 미국산 상품의 수입 관세를 철폐하지만 미국은 유럽 제품에 15% 관세율을 유지하는 합의가 불공평하다고 지적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