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하 직원들에게 초과근무 대리 서명을 지시하고 수당을 가로챈 공무원이 중징계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으나 패소했다.
인천지법 1-2행정부(김원목 부장판사)는 공무원 A씨가 모 교육청을 상대로 낸 강등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청구를 기각했다고 24일 밝혔다.
교육청 감사 결과, 도서 지역 학교에서 근무하던 A씨는 부하 직원 2명에게 자신의 초과근무 확인 대장에 대리 서명을 하도록 지시했다. 2023년 한 해 대리 서명 지시는 49차례였다.
A씨는 이를 통해 초과근무 189시간에 해당하는 237만원가량의 시간외근무수당 등을 부당하게 받은 것으로 파악돼 2024년 8월 강등 처분을 받았다.
그는 "섬에 발령 난 것도 억울하니 우리는 이렇게라도 (수당을) 채워야 한다"며 직원들에게 대리 서명을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감사가 시작되자 A씨는 "자발적으로 대리 서명을 했다고 하라"며 직원들에게 허위 진술을 요구하기도 했다.
또 부모와 함께 거주하지 않는데도 부모가 포함된 주민등록등본과 가족관계증명서를 제출해 부모 관련 수당을 받은 사실도 확인됐다.
아울러 부하 직원에게 40분 넘게 비인격적인 발언을 하거나 공개된 장소에서 인사상 불이익을 암시하는 언행을 한 점도 드러났다.
재판에서 A씨는 "실제 초과근무를 했으나 대리 서명이라는 절차상 흠결만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감사 과정에서 부하 직원들은 "A씨가 먼저 나가면서 대신 서명을 해 달라고 했고 대필한 날에는 복귀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재판부는 "원고의 행위는 성실 및 품위 유지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징계 사유로 인정하기 충분하다"며 "원고는 초과근무대장 관리자인데도 자발적으로 지침을 어기고 하급자들에게 복무에 대한 부당한 인식을 조장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지방공무원의 법규 준수 의무를 위반한 행위에 대해 엄중한 징계를 함으로써 깨끗한 공직 사회를 구현할 필요가 있다"며 "이 같은 공익이 원고가 입는 불이익에 비해 절대 작지 않다"고 밝혔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