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감독원이 국내 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를 주문했다.
금감원은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황선오 자본시장·회계 부원장 주재로 자산운용사 CEO 간담회를 열었다. 황성엽 금융투자협회장과 주요 운용사 18개사 CEO도 참석했다.
황 부원장은 "국내주식형 공모펀드 규모가 110조원 수준으로 커졌지만, 자산운용사가 그 외형적 성장과 주주권 강화 추세에 걸맞은 수탁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왔느냐에 대해서는 아직 미흡하다는 게 시장의 평가"며 "중요한 안건에 깊은 검토 없이 그대로 찬성하거나 부의 안건에 일괄적으로 찬성, 또는 불행사한 사례가 상당수였던 점은 자성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2024년 자산운용사 의결권 행사율은 91.6%였다. 이중 반대율은 6.8%다. 같은 해 국민연금의 행사율(99.6%), 반대율(20.8%)과 비교하면 차이가 두드러진다.
황 부원장은 "수탁자책임 활동은 운용사의 매우 중요한 책무인 만큼 의결권 행사와 공시를 충실히 수행하라"고 요구했다.
특히 지난해 말 당국이 발표한 기관투자자의 스튜어드십 코드 내실화 방안 이행점검이 올해 처음 시작되는 만큼 면밀히 준비할 것을 당부했다.
당국은 올해 자산운용사와 연기금 총 68개사를 대상으로 △수탁자책임 정책 △이해상충 관리 정책 △수탁자책임 이행지침 △의결권 행사 정책 마련 등 12개 항목 기준 이행 수준을 점검한 뒤 평가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황 부원장은 "CEO가 각별한 관심을 갖고 주주권 행사에 대한 내부조직, 의사결정기구, 성과보상체계 전반을 꼼꼼히 직접 챙겨봐 주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업계도 수탁자책임을 보다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황 회장은 "코스피가 5000을 넘어 6000을 바라보는 등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며 "시장의 위상이 높아진 만큼 기관 투자가의 의결권 행사와 수탁자 책임 이행은 자본시장 선진화를 가늠하는 중요한 기준"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탁자 책임 노력이 실효성 있게 작동하려면 제도적·환경적 지원도 필요하다"고 했다. 황 회장은 우수기관 인센티브, 교육 프로그램·모범사례 제공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