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물살 위의 역사, 우수영과 울돌목
우수영국민관광지는 울돌목을 내려다보는 기념공원이다. 거센 물살과 소용돌이로 이름난 이 해협에서 13척으로 133척을 맞선 명량대첩이 벌어졌다. 이곳의 상징은 ‘고뇌하는 인간 이순신’ 동상이다. 칼 대신 지도를 든 모습은 영웅 이전의 인간을 떠올리게 한다. 해협 위를 가로지르는 명량해상케이블카를 타면 울돌목의 물길과 다도해가 한눈에 펼쳐진다. 해 질 무렵 세방낙조를 바라보는 시간도 인상적이다.

2 작은 마을에 새겨진 기억, 우수영문화마을
울돌목 인근의 우수영문화마을에는 보물 제503호 명량대첩비와 충무사가 자리한다. 일제강점기 경복궁에 묻혔다가 해방 후 다시 돌아온 비석 앞에 서면, 역사를 지켜낸 사람들의 노력이 떠오른다. 마을에는 법정 스님의 생가터에 세운 도서관도 있다. 소박한 골목과 함께 걷다 보면 이곳이 지닌 시간의 무게가 자연스럽게 전해진다.

3 바다를 마주한 하룻밤, 호텔울돌소리
호텔울돌소리는 지난해 문을 연 현대적인 숙소다. 좌식 문화를 고려한 객실과 창밖으로 보이는 진도대교 풍경이 인상적이다. ‘라운지 1597’ 레스토랑에서는 햇살이 드는 공간에서 조식 뷔페를 즐길 수 있다. 울돌목 여행의 여운을 조용히 이어가기 좋은 곳이다.

4 달마산 아래 천년의 숨결, 미황사
미황사는 달마산 자락에 안긴 고찰이다. 신라 경덕왕 8년(794)에 창건되었으며, 서역에서 온 경전과 불상을 실은 배가 땅끝에 닿았다는 전설을 품고 있다. 검은 소가 경전을 싣고 가다 멈춘 자리에 절을 세웠고, 그 울음에서 ‘미(美)’, 황금빛에서 ‘황(黃)’을 따 이름 지었다고 전해진다. 숲길과 108계단을 지나면 기암괴석이 병풍처럼 둘러싼 절집이 나타난다. 현재 대웅보전은 보수 공사 중이지만, 자하루에서 바라보는 풍경과 자연석에 부처를 새긴 ‘천불’ 작품은 충분히 깊은 여운을 남긴다.


5 문학으로 걷는 순례, 땅끝순례문학관
땅끝순례문학관은 해남의 또 다른 얼굴이다. 고정희, 김남주 등 남도 문인들의 아카이브가 마련되어 있고, 북카페와 전망대 수련루에서 사유의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인근 ‘백련재 문학의 집’에서는 작가들의 집필이 이어진다. 문학관을 나서 주변을 천천히 걷는 순간, ‘순례’라는 이름이 자연스레 이해된다.

6 해남의 쌀 향을 빚다, 해창주조장
해창주조장은 지역 쌀로 막걸리를 빚는 양조장이다. 감미료 없이 저온 숙성해 담백한 맛을 살린다. 9도, 12도, 18도 중 특히 12도가 가장 많이 찾는 맛이다. 정원이 아름답기로 유명해 2014년부터 '찾아가는 양조장'으로 선정되었다. 600살이 넘은 배롱나무와 목련, 동백나무 등 40여 종의 수목이 있는 정원을 방문자들을 위해 열어놓는다.

7 누구나 함께 걷는 길, 땅끝꿈길랜드
땅끝꿈길랜드는 계단과 경사가 거의 없어 누구나 함께 걸을 수 있는 산책로다. 땅끝모노레일 매표소 옆에서 시작해 스카이워크와 땅끝탑까지 이어진다. 발아래로는 젖빛 바다가 일렁이고, 나무 그늘 아래로는 산들바람이 분다. 모노레일 대신 천천히 걸어보길 권한다. 땅끝에서 맞는 아침 햇살은 생각보다 부드럽다.

정상미 기자 vivi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