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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판 오픈AI'로 불리는 즈푸AI가 급락했다. 서비스 안정성 우려 등으로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매도세가 나타난 영향이다.

24일 홍콩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즈푸AI는 전날 22.76% 급락한 560홍콩달러에 마감했다. 이 종목은 최근 4거래일 97%, 올해 326% 급등했으나 이날 장중 25% 넘게 낙폭을 확대했다. 시가총액은 하루 사이에 700억홍콩달러(약 13조원) 증발했다. 경쟁사인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미니맥스도 같은날 13.35% 급락했다. 반면 메이퇀(5.26%)·SMIC(5.02%)·알리바바(3.47%)·샤오미(3.39%) 등이 이날 강세를 보였다. 홍콩 항셍지수가 전날 2.53% 오름세를 보인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인 흐름이다.
즈푸AI가 최근 내놓은 대형 모델 'GLM-5' 배포 지연 등 문제가 불거지면서 차익실현 매물이 잇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이 모델은 출시 이후 글로벌 벤치마킹 사이트에서 오픈소스 모델 중 1위를 기록하며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이와 함께 코딩 패키지 가격을 30% 인상하면서 주가가 수직 상승했다. 하지만 느린 응답 등으로 사용자들 사이에서 불만이 속출했다. 결국 즈푸AI는 지난 21일 GLM 코딩 플랜과 관련한 사과문을 공개했다. 차이롄서 등 중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회사 측은 사과문에 규정 안내 미흡과 속도 지연, 사용자 서비스 업그레이드 과정 중에 나타난 오류를 인정하고 보상안 등을 도입하겠다는 내용 등을 담았다.
회사 측은 "복잡한 작업에는 GLM-5를, 일상적인 작업에는 GLM-4를 우선 사용하도록 한 점을 사용자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며 "수요 급증으로 GLM-5 맥스, 프로, 라이트 등 서비스가 순차적으로 적용되면서 일부 이용자가 불편을 겪었다"고 밝혔다. 즈푸AI는 프로, 라이트 사용자 대상으로 환불 신청을 받겠다고 했다. 이에 따라 기존 사용자는 남은 기간에 대한 비용을 돌려받게 됐고 올해 신규 사용자는 사용분에 대한 요금을 전부 돌려받게 됐다. 서비스를 지속 이용하는 고객들에게는 사용 기간을 15일 연장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업계에서는 중국산 저사양 칩에 대한 한계가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은 미국의 고성능 AI 칩 수출 통제로 최신 모델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화웨이 등 중국산 칩이 약진하고 있지만 여전히 엔비디아 등과 격차가 큰 상황이다. 알리바바의 기술책임자인 린쥔양은 지난달 베이징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미국의 컴퓨팅 자원이 중국보다 2배 풍부하기 때문에 중국 기업이 구글 딥마인드나 오픈AI 등 미국 기업을 추월할 가능성은 20% 미만"이라고 말했다. 적지 않은 중국 기업들이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루빈 칩을 확보하기 위해 고분고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이번 사태에 대해 "컴퓨팅 제약으로 인해 모델 사용자 수가 제한된 것"이라며 "중국 AI 기업들이 점점 더 강력해지는 모델의 기능을 수익화하는 데 있어 직면한 상업적 어려움이 부각된 사건"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사태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을 제한적일 것이란 게 현지 업계의 반응이다. 현지 언론은 "트래픽 문제로 환불 헤프닝, 주가 상승에 대한 차익실현 매물 등이 복합적으로 주가를 끌어내렸다"며 "다만 핵심 기술에는 영향을 주는 사안이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이어 "단기적인 주가 변동성이 나타날 수 있지만, 대규모 AI 모델에 대한 산업화 전망은 여전히 긍정적"이라고 내다봤다.
조아라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