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만공사가 운영하는 부산항 크루즈터미널이 24시간 가동에 들어간다. 2024년 114항차 규모였던 부산항 입항 크루즈선은 지난해 203항차로 늘어난 데 이어 올해 420항차로 급증했다. 공사 측은 ‘오버나이트 크루즈(Overnight cruise)’ 운영 등을 통해 기존 크루즈 기항지에 그쳤던 부산항을 모항지로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 ‘잠들지 않는’ 터미널 본격 가동
부산항만공사는 23일 글로벌 4대 크루즈그룹 중 하나인 노르웨이 크루즈 소속의 ‘레가타(Regatta)호’가 부산항 크루즈터미널에 입항했다고 밝혔다. 3만t 규모의 레가타호는 650명의 승객을 싣고 지난 22일 인천항을 출항해 이날 부산항에 도착했다. 한국과 일본, 중국 등을 15일 여정으로 항해하는 레가타호는 24일 일본 가나자와를 향해 출항한다.지역 관광업계는 국내 첫 오버나이트 크루즈인 이번 입항이 지역 관광산업에 적잖은 경제적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평가했다. 부산항에는 그동안 1박 2일 일정으로 크루즈선이 기항했지만, 승객들은 입항 당일 밤 10시에 승선해야 했다. 선박이 1박 2일 동안 터미널에 머물 뿐, 승객의 체류시간은 입항일 당일 낮으로 한정됐다.
반면 오버나이트 크루즈는 이제 레가타호를 시작으로 승객의 체류 시간을 이틀로 확장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레가타호의 입국 하선은 오전 7시 접안 후부터 밤 10시까지 진행된다. 승객들은 출항 전까지 자유롭게 복귀 승선하면 된다. 야간 시간(밤 10시~다음날 오전 8시)에는 출입국, 보안, 시설 운영 인력이 교대로 투입돼 승객의 승·하선을 체계적으로 관리한다.
부산항만공사 관계자는 “단순히 선박의 체류 시간을 늘리는 게 아니라 세관·출입국 관리·검역(CIQ) 협업 체계 유지와 보안 관리, 승객 동선 통제, 비상 대응을 아우르는 시스템이 만들어지는 것”이라며 “일본, 싱가포르, 홍콩 등 아시아 주요 크루즈 터미널처럼 선사의 요청에 따라 24시간 가동되는 인프라를 구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낮에는 부산·경주, 밤에는 황령산
이날 레가타호의 승객들은 부산 해동용궁사와 동백섬 누리마루, 자갈치시장 등 주요 관광지를 둘러봤다. 범어사를 비롯해 경주를 잇는 인기 관광 코스가 운영되기도 했다. 부산관광공사는 승객들을 대상으로 야간 관광 프로그램도 제공했다. 주간 관광을 마치고 승선한 외국인 관광객은 부산관광공사의 지원으로 오후 8시부터 밤 11시 30분까지 부산의 야경 명소인 황령산 전망대를 방문했다.부산시는 지난해 50만명의 크루즈발(發) 해외 관광객이 올해 80만명으로 늘 것으로 예상하고 다양한 관광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올해부터 이들 관광객의 야간 소비와 개별 관광 확대 등 소비 패턴의 구조적 변화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올해 준모항 20항차, 오버나이트 크루즈 9항차 등 부산항 크루즈터미널의 새로운 변화가 시작된다”며 “미식과 사찰 체험 등 다양한 관광 프로그램을 마련해 부산항 크루즈터미널이 글로벌 크루즈 모항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민건태 기자 mink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