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인의 취향과 생활방식을 반영한 주거 공간에 대한 관심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공사 과정의 불확실성과 선택의 어려움으로 인해 많은 소비자들이 인테리어를 부담스럽게 느끼는 것도 사실이다. 상업·주거 프로젝트를 함께 운영하는 인테리어 스튜디오 ‘더 프로젝트 엔도’의 이준용 대표를 만나, 변화하는 주거 인테리어 흐름과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Q. 최근 주거 인테리어 시장에서 ‘취향’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장에서 어떤 변화를 체감하고 있는지?
A. “얼마 전 29CM가 진행한 DDP 디자인 페어를 방문했는데 예상보다 많은 관람객이 몰려 있었다. 이는 개인의 취향을 확인하고 자신의 선호를 명확히 규정하려는 흐름이 강해졌다는 신호라고 본다. 과거에는 외형적으로 보기 좋은 집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지금은 ‘나에게 맞는 공간’을 찾으려는 수요가 확실히 늘고 있다. 주거 인테리어 시장에 중요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판단한다.”
Q. 관심은 높아졌지만 여전히 비슷한 스타일의 인테리어가 반복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는지?
A. “많은 의뢰인이 다양한 이미지에서 영감을 받지만, 실제 공사를 앞두면 안전한 선택을 우선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큰 비용이 들고 결과가 바로 확인되지 않기 때문에 익숙하고 검증된 방식으로 돌아가려는 경향이 자연스럽게 나타난다. 그럼에도 자신이 선호하는 스타일을 조금이라도 반영하려는 시도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이런 작은 선택들이 집을 ‘나만의 공간’으로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Q. ‘취향’을 주거 공간에서 중요한 요소로 강조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A. “취향이 맞는 사람과 함께 있을 때 편안함이 다르듯 공간도 마찬가지다. 개인의 취향과 생활방식에 맞는 공간은 단순한 미적 만족을 넘어 심리적 안정감을 제공한다. 집은 매일의 컨디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공간이기 때문에 취향과의 일치 여부가 삶의 만족도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문제는 많은 이들이 자신의 취향이 무엇인지 명확히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출발한다는 점이다.”
Q. 자신의 취향을 잘 모르는 소비자들은 어떤 방식으로 인테리어를 시작하는 것이 효과적일까?
A. “취향을 명확히 알지 못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본다. 이는 결국 자기 자신과 많은 대화를 해 본 사람만이 파악할 수 있는 영역이다. 그래서 인테리어 과정에서는 디자이너와의 협업이 중요하다. 우리는 좋아하는 이미지나 색감, 생활 패턴, 집에서 자주 하는 행동 등 여러 자료를 요청하는데, 이런 정보들이 모이면 소비자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이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좋은 인테리어는 이 단서를 읽어 내는 과정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Q. 인테리어 공사를 잘하면 집이 ‘완성’된다고 볼 수 있을까?
A. “그렇다고 보지 않는다. 인테리어는 구조가 고정되면 쉽게 바꾸기 어렵고 비용도 크다. 그래서 기본 구조는 견고하게 잡되, 변화 가능한 영역을 스타일링으로 남겨두는 것이 필요하다. 계절 변화, 취향 변화, 가족 구성 변화에 따라 집도 자연스럽게 대응할 여지가 있어야 한다. 조명, 가구, 패브릭 등은 큰 공사 없이도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중요한 요소다.”
Q. 아파트 구조에서 오는 인테리어의 한계점은 무엇이라고 보나?
A. “대부분의 아파트 구조가 유사하기 때문에 마감재 선택에 과도하게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 ‘더 비싼 자재=좋은 집’이라는 인식도 이런 구조적 한계에서 비롯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자재의 가격이 아니라 그 소재가 해당 가정의 생활 방식에 적합한지 여부다. 구조 변경이 어려운 환경일수록 ‘우리 가족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정의하는 과정이 더 중요해진다고 본다.”
Q. 인테리어에서 소비자들이 특히 놓치기 쉬운 요소가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A. “시간의 흐름을 고려하는 부분이다. 많은 소비자가 현재의 가족 구성과 생활 방식만 기준으로 집을 설계한다. 그러나 삶은 예측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가족 계획이 생기거나 반려동물을 맞이하는 등 변화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지금의 집’뿐 아니라 ‘조금 뒤의 우리’를 함께 고려한 설계가 필요하다.”
Q. 유행을 적게 타는 모던·미니멀 스타일을 가장 현실적인 해답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에 대한 의견은?
A. “특정 스타일이 좋다 나쁘다의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핵심은 그 스타일이 그 사람과 맞느냐는 점이다. 모던한 공간이 어떤 이에게는 안정감을 주지만, 누군가에게는 차갑고 비인간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세계적으로도 모든 공간이 유사한 양식을 갖는 데 대한 피로도가 지적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요즘 유행하니까’가 아니라 ‘나에게 편안한가’라는 기준이다. 스타일에는 정답이 존재하지 않는다.”
Q. ‘나에게 맞는 집’을 만들기 위해 인테리어 회사를 선택할 때 어떤 기준을 확인해야 할까?
A. “포트폴리오를 보는 것은 기본적인 단계라고 본다. 이후에는 비용·일정·자재 브랜드만 이야기하는 회사인지, 소비자의 생활 패턴과 취향을 먼저 질문하는 회사인지 구분할 필요가 있다. 집은 디자이너와 소비자가 함께 만들어가는 작업이기 때문에 대화가 얼마나 잘 이루어지는지가 실제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 실력과 더불어 소통 능력이 중요한 기준이 된다.”
Q. 앞으로의 주거 인테리어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한 문장으로 정리한다면?
A. “유행이 시키는 집이 아니라, 그 집에 사는 사람의 하루를 기준으로 설계하는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주거 인테리어는 스타일의 이름보다 그 공간에서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에 대한 질문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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