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국빈 방한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 23일 정상회담을 갖고, 국빈 만찬에 이어 이른바 '치맥(치킨·맥주) 회동'을 함께한다. 양국 정상은 공식 회담과 의전 일정을 소화한 뒤 청와대 상춘재에서 보다 격의 없는 친교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열리는 공식 환영식을 시작으로, 본관에서 소인수 회담과 확대 정상회담을 진행한다. 이어 경제·과학 등 분야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식과 공동 언론 발표도 예정돼 있다.
저녁에는 국빈 만찬이 열린다. 만찬 메뉴는 양국 문화의 화합을 상징하는 음식들로 구성됐다. 브라질 국민 요리로 알려진 '페이조아다'에서 착안한 검은콩 죽을 비롯해 한국의 대구 사슬적, 갈비와 삼색쌈밥, 유자화채 등이 차례로 오른다.

특히 주요리로는 브라질의 슈하스코 바베큐 문화를 고려해 요리예능프로그램 '흑백요리사2' 출연으로 화제를 모은 유용욱 셰프가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갈비 바베큐를 선보인다. 유 셰프는 헤드테이블에서 직접 요리 설명과 서빙 퍼포먼스를 진행할 예정이다.
만찬 이후에는 청와대 상춘재에서 친교 일정이 이어진다. 이 자리에는 브라질산 닭으로 만든 한국식 치킨과 브라질 전통 닭요리가 함께 오른다. 한국에 수입되는 닭고기 중 약 80%가 브라질산이라는 점에 착안한 구성이다. 여기에 브라질 현지에 진출해 있는 한국 생맥주를 곁들여 양국 간 경제적 유대와 화합을 기원한다.
친교 일정 말미에는 룰라 대통령이 좋아하는 시인 카를루스 드루몽 드 안드라지의 시 '손을 맞잡고'를 낭독하는 공연도 열린다. 문화 공연으로는 재즈 밴드 웅산밴드가 브라질 음악 보사노바를 연주하고, 어린이 합창단이 두 정상이 공통으로 겪은 노동자 시절의 서사를 담은 노래 '사계'를 합창한다.
정상 내외를 위한 맞춤형 선물도 공개된다. 이 대통령은 축구 팬인 룰라 대통령을 위해 한국 국가대표 유니폼을, 노동운동가 출신이라는 점을 고려해 전태일 열사의 평전을 선물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무병장수를 상징하는 민화 '호작도'와 룰라 대통령이 극찬했던 한국 화장품이 전달된다.
자니자 다시우바 여사에게는 이름이 각인된 삼성전자 스마트폰과 뷰티 기기가 전달될 예정이다. 여사가 키우는 반려견 3마리를 위한 한복 케이프와 반려견용 갓 등 한국식 장식품도 함께 마련됐다.
이 대통령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존경하는 룰라 대통령님의 대한민국 국빈 방문을 온 국민과 함께 열렬히 환영한다"라고 밝혔다. 그는 한글과 함께 포르투갈어로도 메시지를 올렸다.
이 대통령은 "룰라 대통령은 소년노동자 출신으로, 민주주의가 사회 경제 발전에 가장 유용한 도구임을 온 몸으로 증명했다"며 "민주주의 파괴와 함께 형극의 길을 잠시 걸었으나, 위대한 브라질 국민들과 함께 강건하게 부활하여 이제는 브라질을 부활시키고 있다"고 했다.
이어 "삶과 정치에서 한발 앞서가신 대통령님의 길이 나의 인생 역정과 너무도 닮았다"며 "세계 민주주의 역사에서 길이 남을 룰라 대통령님의 삶과 투쟁, 성취를 응원한다"고 밝혔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