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들어 서울에서 허가받은 주거 목적의 토지거래가 노원·성북·강서구 등 서울 외곽 지역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지역은 지난달 30대의 생애 첫 집합건물 매수가 많았던 자치구이기도 하다. 노원구는 재건축·리모델링 등 정비사업을 추진 중인 단지에 매수세가 집중됐다. 15억원 이하 아파트가 밀집한 곳으로, 생애최초 대출을 활용할 경우 최대 6억원까지 빌릴 수 있어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외곽지역 노후단지 허가 많아
23일 서울시 부동산 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노원구에서는 주거용으로 접수한 토지거래 1133건이 허가(지난 22일 기준)를 받았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허가 건수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어 성북구(770건), 강서구(696건), 구로구(612건) 등 순으로 집계됐다.노원구에서 거래가 가장 많이 이뤄진 단지는 월계동 ‘서울원아이파크’(공공임대 제외 1856가구, 37건)였다.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으로 지어지는 단지는 작년 12월 4일 전매제한이 풀린 이후 지난 15일까지 54건(해제 1건 제외)이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전용면적 84㎡는 지난 7일 16억8490만원(31층)에 손바뀜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같은 면적·층 최고 분양가격(13억7700만원, 발코니 확장비 제외) 대비 3억원 넘게 오른 수준이다.
재건축을 추진 중인 노후 단지에서도 거래가 활발했다. 상계동에서는 신속통합기획으로 정비사업을 추진 중인 ‘상계주공 6단지’(2646가구)와 ‘상계보람’(3315가구)이 각각 25건, 24건 토지거래 허가를 받았다. 노원구 최대 규모로 꼽히는 월계동 ‘미륭·미성·삼호3차’(3930가구)에서도 24건의 허가가 이뤄졌다.
성북구에서는 최근 리모델링 추진 협의체를 구성한 돈암동 ‘한신·한진’(4509가구)이 44건으로 가장 많았다. 지난 5일 한신 전용 132㎡는 10억7500만원(13층)에 새 주인을 찾았다. 2021년 11월 기록한 최고가(12억8000만) 대비 2억가량 낮은 수준이다. 강서구에서는 화곡동 ‘강서힐스테이트’(2603가구, 19건)와 ‘화곡푸르지오’(2176가구, 16건), 가양동 ‘가양 9단지’(1005가구, 16건) 등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서울 집값 상승세를 주도해 온 강남·서초구와 용산구는 허가 건수가 비교적 적었다. 강남구는 330건, 서초구와 용산구는 각각 256·187건 수준이었다. 송파구는 신천동 ‘파크리오’(6864가구) 23건, 잠실동 ‘리센츠’(5563가구) 18건 등 총 594건이 거래를 허가 받았다.
◆30대 생애최초 비중도 높게 나타나
토지거래 허가 상위 4개 지역에서는 30대의 생애 첫 집합건물 매수세가 강하게 나타나기도 했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노원구에서 이뤄진 생애최초 구매(325건) 중 30대 비중은 58%(190건)로 집계됐다. 25개 자치구 중 8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성북구(65%, 210건)는 4위에, 강서구(241건)와 구로구(222건)는 공동 8위에 이름을 올렸다.30대가 생애 첫 집으로 이들 지역을 고른 것은 가격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의 분석에 따르면 작년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 발표 후 15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 비중은 82%(작년 12월 기준)까지 증가했다. 노원·성북·강서구 등은 아파트 매매가격(전용 84㎡ 기준)이 15억원 전후에 형성된 지역이다.
양 위원은 “생애최초 매수인 경우 규제지역이더라도 LTV(담보인정비율)를 최대 70%까지 적용받을 수 있다”며 “주택담보대출을 최대 6억원까지 빌릴 수 있는 15억원 이하 아파트에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 지역 내에서도 교통·학군 등 주거 선호도가 높은 단지이거나 손바뀜이 활발한 아파트 위주로 거래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손주형 기자 handb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