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컬리가 손잡고 선보인 '컬리N마트'가 출시 6개월 만에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양사 커머스 실적을 끌어올리는 핵심 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네이버의 트래픽과 컬리의 신선식품·콜드체인 역량 결합이 장보기 시장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쿠팡의 독주 구도에서 네이버가 존재감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월 거래액 매달 50%↑…신선식품 재구매 견인
23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가 지난해 9월 컬리와 함께 출시한 컬리N마트는 출시 이후 월평균 거래액이 매달 50% 이상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1월 거래액은 전월 대비 57% 늘었고, 오픈 초기와 비교하면 7배 이상 성장했다.빠른 성장세의 중심에는 한때 네이버의 최대 약점으로 꼽혔던 신선식품이 있었다. 농산물과 축산물 1월 거래액은 지난해 9월 대비 각각 82%, 74% 증가했다. 달걀·우유·두부 등 핵심 장보기 품목의 재구매율은 30%대를 기록했으며, 요거트와 베이커리류도 주 단위 반복 구매가 활발하게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낮은 무료배송 기준(2만원)과 네이버 플랫폼 유입 효과가 '단골 소비'를 빠르게 만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컬리N마트 거래액의 약 80%가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앱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새벽배송 이어 당일배송…장보기 사용성 강화
배송 경쟁력도 한층 강화된다. 오전 8시 전 주문 상품을 받아볼 수 있는 기존 새벽배송에 더해, 이달부터 오후 3시 이전 주문 시 자정 전 수령 가능한 당일배송이 도입된다.이에 따라 이용자는 하루 두 차례 장보기가 가능해지는 셈으로, 주문 마감 부담이 줄고 서비스 이용 빈도도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컬리가 창립 이후 처음으로 당일배송을 본격 도입한 배경에도 컬리N마트의 성장 영향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컬리 주문 건수는 전년 대비 15% 이상 증가했다. 네이버의 트래픽을 기반으로 컬리가 상대적으로 공략이 어려웠던 3~4인 가구 대용량 수요층까지 고객 접점이 확대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네이버 커머스 '사상 최대'…파트너십 효과
양사 실적에서도 긍정적인 효과가 확인된다.컬리는 지난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578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4.4% 증가했다. 특히 컬리N마트의 효과가 더해져 3분기 식품 카테고리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7.7% 늘었다고 밝힌 바다.
네이버 역시 커머스 부문 호조에 힘입어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연간 매출 12조350억원, 영업이익 2조2081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처음 '매출 12조원 시대'를 열었다. 특히 커머스 매출은 전년 대비 26.2% 증가한 3조6884억원으로 집계됐다.
4분기 커머스 매출도 1조540억원으로 36% 급증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말 쿠팡 정보 유출 사태 이후 일부 이용자 유입 효과도 있었지만, 네이버 쇼핑 생태계 경쟁력 자체가 강화된 영향이 더 크다는 평가가 업계 중론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이달 초 컨퍼런스콜에서 "이커머스 시장 전반적으로 플랫폼의 신뢰도와 건강한 생태계 조성에 대한 이용자들의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 부분에 가장 많은 투자를 해온 네이버의 전략과 맞물려 커머스에 유의미한 추가 유입 흐름이 관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른바 '탈팡' 사태의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는 평가를 염두에 둔 듯, "이를 단기적인 반사이익보다는 이용자들의 플랫폼 선택 기준 자체가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장기적인 흐름으로 만들어낼 것"이라며 "이러한 추세는 1월 지표로도 확인되고 있는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N배송 협업 확대…물류 동맹 강화
양사는 올해 물류 협업도 더욱 확대할 전망이다. 네이버는 N배송 커버리지를 3년 내 50%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상태다.특히 컬리 물류 자회사 컬리넥스트마일은 지난해 네이버 풀필먼트 얼라이언스(NFA)에 합류하며 새벽배송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새벽배송 적용 상품 거래액은 도입 이전 대비 26% 이상 증가했고, 상품 수 역시 70% 이상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의 트래픽과 컬리의 콜드체인 물류 역량이 결합하면서 장보기 시장에서 의미 있는 플랫폼 모델이 형성되고 있다"며 "양사 협업이 올해 e커머스 경쟁 구도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