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육천피'(코스피 6000)까지 약 200포인트를 남겨둔 가운데 23일 코스피 시장이 강세장을 이어갈지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관세'가 미국 연방대법원에서 위법 판결을 받으며 뉴욕 증시가 강세를 보인 만큼 코스피도 상승 흐름을 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코스피는 직전 거래일인 20일 2.31% 오른 5808.53에 거래를 마쳤다. 설 연휴 직후 5600선을 넘어서자마자 하루 만에 5700선과 5800선을 연속으로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기관이 1조6107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지수를 견인한 반면 외국인과 개인은 각각 7451억원, 9861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차익을 실현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강세를 보였다.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0.05% 오른 19만100원에 거래를 마쳤고, SK하이닉스는 6.15% 올라 94만9000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8.09%), 두산에너빌리티(5.18%), HD현대중공업(4.88%), 삼성물산(3.60%), SK스퀘어(2.47%) 등도 올랐다.
코스닥 지수는 0.58% 내린 1154.00에 거래를 마무리했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3189억원, 32억원어치를 순매수했고, 외국인은 2728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코스피가 연휴 직후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증권사는 목표치를 잇달아 올리고 있다. 하나증권은 지난 20일 연말 코스피 상단 목표치로 7900을 제시했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종의 주가수익비율(PER)을 고려할 때 이론적으로 현재 대비 74.8%의 주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도 기존 상단 목표치인 5650에서 7250으로 조정했다. NH투자증권은 코스피 12개월 선행 기준 목표치를 7300으로 올렸다.
한편 국내 증시의 이정표 역할을 하는 뉴욕증시도 지난 20일 강세로 마감했다. 미국 연방 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 관세 정책에 위법 판결을 내려서다. 시장의 불안 요소 중 하나인 대법원 판결이 나오면서 불확실성이 제거됐다는 판단에서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47%, S&P500은 0.69% 올랐고, 나스닥 종합지수는 0.9% 뛰었다.
마이클 브레너 FBB캐피털파트너스 선임연구분석가는 "이제 하급 법원은 관세를 납부한 사람과 정부가 지급하는 막대한 환급금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결정해야 할 것"이라며 "그런 조치가 시행되면 이는 사실상 경기 부양책의 한 형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증시의 온기가 이날 코스피 시장으로도 이어질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관측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오늘 국내 증시도 상승 출발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MSCI 한국 ETF가 연휴 기간에 1.6%대 상승했다는 점도 반도체를 중심으로 외국인 투자자의 긍정적인 수급 여건을 조성해줄 수 있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한 연구원은 "연초 이후 코스피가 31% 폭등한 데 따른 단기 가격 부담도 존재한다"면서도 "주가 바닥을 다지고 있는 미국 인공지능(AI)주, 코스피 이익 모멘텀 강화, 낮은 지수 밸류에이션 부담 등에 무게중심을 둔다면 지금 시점에서도 주식 비중 확대 전략을 유지하는 게 적절하다"고 했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