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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역이 올 춘제(음력 설) 국영 중국중앙방송(CCTV) 춘제 특집 갈라쇼인 춘완의 후폭풍에 들썩이고 있다.
춘완에 등장한 로봇의 경우 폭발적인 주문이 이어지고 있고, 다양한 방법으로 노출된 물걸레 청소기 역시 각종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상위권을 장악하고 있다. 춘완이 단순한 화제성 무대가 아닌 소비자들의 지갑까지 사로잡는 명실상부한 히트 메이커가 된 셈이다.

일각에선 춘완이 기술 과시를 넘어서 로봇이나 기술 제품에 대한 대중의 심리적 장벽을 낮추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는 평가도 내놓고 있다.

22일 중국 경제 매체 제일재경에 따르면 춘완 무대 한번으로 중국 청소기 업체 드리미의 물걸레 청소기는 프리미엄 청소 시장의 최정상을 확고히 했다. 지난 16일 춘완에 등장한 드리미의 제품은 방영 후 3시간 만에 온라인 판매 플랫폼을 장악했다.
춘완의 다양한 코너에서 드리미의 물걸레 청소기는 부각됐다. 춘완에 등장했다는 것만으로도 드리미의 물걸레 청소기는 선택적 가전이 아닌 생활의 품질을 유지하는 필수 장비로 인식됐다는 평가다.

춘제 대청소는 중국 가정의 의례적인 모습이다. 먼저 쓸고, 닦고, 걸레를 반복하는 과정이 기본이었다. 체력 소모가 크고 효율은 낮으면서 오염을 처리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하지만 물걸레 청소기의 등장이 이런 청소의 논리를 본질적으로 바꿨다.
제일재경은 "춘완 이후 물걸레 청소기 산업의 경쟁력이 가격과 사양 중심에서 기술력, 사용자 경험, 서비스 역량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춘완은 단순 제품 노출이 아니라 수억명으 시청자들에게 집단적인 시선을 새겨넣는 일종의 시대 각인"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춘완에서 중국 대표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기업들이 고난도 성능을 선보이면서 주문이 급증하고 있다. 제품 인도 시기가 수개월씩 지연될 정도로 유례없는 시장 활황을 맞고 있다.
올해 춘완은 모든 플랫폼 합산 시청률이 지난해보다 37.3% 증가한 230억뷰를 기록했다. 역대 최고치이기도 하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춘완 무대에 오른 유니트리, 갤봇, 노에틱스, 매직랩 등 4개 기업의 주요 모델 배송일이 오는 4월 말까지로 미뤄졌다.

중국 최대 쇼핑 플랫폼인 징둥닷컴에는 춘완 직후 수만명의 소비자가 해당 제품을 검색했다. 유니트리의 G1 모델의 경우 중국 내수용 약 8만5000위안(약 1785만원), 글로벌 버전 1만3500달러(약 1955만원)라는 비교적 높은 가격에도 개인과 기업의 구매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

특히 가정용 동반 로봇의 인기가 두르러졌다. 노에틱스의 어린이 로봇 부미는 1만위안 정도로 가격 경쟁력도 있어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주문이 이어지고 있다.
SCMP는 "로봇 공연은 일반 소비자들에게 기술 낙관주의를 심어주고 중국 내 인공지능(AI) 도입과 혁신을 가속화하는 데 이바지할 수 있다"라며 "전문가들은 이번 춘완이 휴머노이드 로봇을 실험실에서 벗어나 일반 가전제품처럼 느끼게 하는 효과를 낳았다"고 평가했다.
베이징=김은정 특파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