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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은 붕어빵 찍듯 못 만든다"…대만 최대 석유기업이 KAIST와 협력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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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은 붕어빵 찍듯 못 만든다"…대만 최대 석유기업이 KAIST와 협력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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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이오 신약 개발은 기계로 붕어빵을 굽듯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닙니다.”

    왕뤠이위 포모사그룹 회장은 20일 대전 유성구 KAIST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바이오 연구의 본질을 이렇게 설명했다. 긴 시간과 막대한 자금, 그리고 장기적 신뢰가 필요한 분야라는 의미다. 대만 최대 기업 중 하나인 포모사그룹이 최근 KAIST와 협력을 확대하며 생명의학 연구에 힘을 싣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연 매출 약 90조원에 달하는 포모사그룹은 전통적으로 석유화학을 기반으로 성장해왔지만 최근 바이오와 에너지를 미래 핵심 축으로 삼고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그룹 창업주의 둘째딸인 왕 회장은 이 가운데 바이오·에너지 분야를 총괄하며 장기 전략을 이끌고 있다.

    왕 회장은 지난 20일 열린 KAIST 2026학년도 학위수여식에서 명예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제가 KAIST를 선택한 것이 아니라 KAIST가 저를 선택해 준 것”이라며 “그동안 KAIST와 함께 해온 연구 협력에 대한 인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포모사와 KAIST의 협력은 단순한 산학 프로젝트를 넘어선다. 양측은 지난해 약 180억원을 들여 세운 ‘KAIST?포모사 생명의학연구센터’를 중심으로 뇌 오가노이드 연구 등 차세대 바이오 플랫폼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왕 회장은 “병으로 인한 고통에서 사람들을 벗어나게 하는 데 바이오 분야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아무리 어렵더라도 지속적인 연구와 투자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KAIST를 협력 파트너로 선택한 이유도 분명했다. 그는 “세계적으로 훌륭한 대학은 많지만 KAIST는 연구 역량이 뛰어난 세계적 연구 중심 대학”이라며 “KAIST는 의과학자 양성을 추진하고 있지만 의과대학이나 병원이 없어 임상 연구에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반면 포모사 측은 장경대학과 장경병원 등 대형 의료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아시아 최대 규모로 꼽히는 병원 네트워크와 임상 경험, 연구 데이터를 기반으로 KAIST의 기초 연구 역량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판단이다. 그는 “장경병원과 의과대학이 축적한 경험이 KAIST와의 공동 연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공동 연구를 통해 사회에 더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왕 회장은 특히 의과학자 양성 문제를 언급했다. “우수한 연구자들이 임상 샘플이나 의료 환경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있다”며 “KAIST의 뛰어난 연구자들이 산업 현장의 급여에만 얽매이기보다 자신이 잘하고 재미를 느끼는 연구를 지속한다면 사회에 더 큰 기여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포모사그룹이 바이오에 집중하는 이유는 단순한 사업 확장이 아니다. 그는 “기업의 영속 경영을 위한 미래 사업으로 바이오와 에너지가 매우 중요하다”며 “시장성도 중요하지만 그것이 가장 우선적인 고려 대상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어 “아버지께서 모든 사람들이 병의 고통에서 벗어나기를 바랐고, 그 뜻을 이어가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왕 회장은 연구 성공의 핵심으로 ‘태도’를 꼽았다. “같은 지식을 배워도 누군가는 성공하고 누군가는 실패한다”며 “결과를 만드는 차이는 일에 임하는 열정과 태도”라고 말했다. “일을 단순한 노동으로 생각하면 재미가 없지만, 그것이 사람의 삶에 어떤 가치를 주는지를 고민하면 완전히 달라진다”는 설명이다.


    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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