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2월 20일 11:14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적기시정조치를 받은 롯데손해보험의 신종자본증권 금리가 최고 연 10%까지 상승했다. 조기상환권(콜옵션) 미실행 가능성과 신용등급 하락, 시장금리 상승이 겹치면서 채권 매도세가 강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2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롯데손해보험이 지난 2021년 발행한 신종자본증권(BBB)의 금리가 최고 연 10%에 거래되고 있다. 민간채권평가회사 평균금리(민평금리) 연 7.856% 대비 스프레드가 0.186~0.224%포인트까지 벌어진 것이다.
해당 신종자본증권의 표면금리는 연 6.8%로, 2021년 12월에 발행돼 오는 12월 콜옵션 이행을 앞두고 있다. 신종자본증권은 자본으로 인정되는 부채로, 통상 30년 이상 만기로 발행되지만 5년 내 콜옵션을 행사하는 것이 시장 관행으로 자리잡아 왔다.
하지만 롯데손해보험은 지난해 말 금감원의 경영실태평가에서 4등급을 받아 금융위원회로부터 적기시정조치(경영개선권고)를 받았다. 이에 따라 신종자본증권에 대한 이자 지급이 중단된 상태다. 현재 롯데손보는 신종자본증권은 물론 후순위채와 회사채 발행도 사실상 중단됐다. 콜옵션을 이행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 확산하면서 해당 위험이 금리에 선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감독 리스크가 현실화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고, 당분간 금리 상승 압력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롯데손해보험의 신종자본증권 신용등급을 기존 BBB+에서 BBB로 하향 조정했다.
이번 사례는 신종자본증권 시장 전반에 ‘콜옵션 신뢰’에 대한 경각심을 키우고 있다. 그동안 신종자본증권 콜옵션은 관행적으로 행사돼 왔지만, 금융당국의 적기시정조치로 이행하지 못할 가능성이 현실화되면서 투자자들은 발행사의 재무건전성과 감독 리스크를 더욱 면밀히 따지는 모양새다.
최근 발행된 신종자본증권 금리도 상승세다. 한국투자증권(A)은 지난 12일 15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을 연 5%에 발행했다. 메리츠금융지주(A+)와 메리츠증권(A)도 각각 900억원, 970억원어치를 발행해 연 4.8%, 5.5%에 금리를 확정했다. 지난해에 비해 약 0.6~0.7%포인트 오른 수준이다. DB손해보험도 지난해 12월 사모형태로 442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연 4.4%에 발행한 바 있다.
올해 5년 콜옵션 만기가 도래하는 금융사들도 금리 수준을 두고 고심 중이다. 신한금융지주는 다음 달 2700억원(최대 4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2021년 발행분 콜옵션 대응 차원이다. KB국민은행 등도 연내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