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파죽지세로 오르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 호조와 더불어 기술 경쟁력 우위 회복이 질주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증권사들은 일제히 목표주가를 올리면서 국내 증시 대장주 랠리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 증권가 목표주가 줄줄이 상향
19일 리서치 및 투자정보 플랫폼 에픽AI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삼성전자 투자의견을 제시한 증권사 23곳의 평균 목표주가는 21만9740원이다. 다올투자증권이 27만원으로 가장 높고 SK증권이 26만원, 미래에셋증권이 24만7000원으로 예상했다. 23개 증권사 중 20만원 아래를 제시한 곳은 단 3곳(DB·DS·상상인)에 그쳤다.
이들 증권사 가운데 다수는 삼성전자의 최근 주가 상승 속도와 이익 전망 상향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더 올려 제시할 가능성이 크다. 연휴 이후 첫 거래일인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4.86% 급등해 19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약 15%만 더 올라도 증권사 평균 목표주가에 도달한다.삼성전자 단일 종목이 증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커지고 있다. 우선주(108조8510억원)를 합친 시가총액은 1227조706억원으로, 유가증권시장 전체 시총의 26.1%에 달한다. 지난해 상반기 말 15.7%, 3분기 말 19.5%, 연말 22.5%에서 빠르게 비중을 키웠다. 외국인이 이달 들어서만 삼성전자 주식을 3조2361억원어치 팔아치웠지만, 기관 매수세가 계속되며 랠리를 펼친 결과다.
주가 강세의 핵심 배경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설 수요 급증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이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지난달 D램(DDR5 16Gb) 가격은 28.5달러로 작년 12월 20.8달러에서 한 달 만에 37% 뛰었다. 낸드플래시는(128G) 같은 기간 5.74달러에서 9.46달러로 올라 상승폭(64.8%)이 더 컸다.
◇ “올해 영업이익 세계 6위 전망”
삼성전자는 이달 들어서만 18.38% 올라 같은 기간 SK하이닉스(-1.65%) 성과를 압도했다. 증권가에선 상대적 강세의 주요 원인으로 기술 경쟁력 회복을 꼽는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던 고대역폭메모리(HBM) 분야에서 경쟁력을 끌어올리며 6세대 제품(HBM4)을 세계 최초로 공식 출하했다. 여러 번 실패한 엔비디아 납품에도 성공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상대적으로 저조했던 HBM 시장에서 1등 메모리 기업 명성을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파운드리 시장에서도 반격에 나서고 있다. 미국 헤지펀드 테크네캐피털 창업자인 비닛 코타리는 최근 현지 인터뷰에서 TSMC의 대안이자 세계 2위 파운드리 업체인 삼성전자를 높이 평가하며 ‘가장 좋아하는 종목 중 하나’라고 언급했다. 키움증권은 삼성전자의 비메모리 부문 영업실적이 올해 3조6000억원 적자에서 내년 1조8000억원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하고 반도체 종목 가운데 ‘최선호주(톱픽)’로 꼽았다.
KB증권은 올해 삼성전자가 지난해(40조1605억원)의 네 배에 달하는 170조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엔비디아 아람코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애플에 이어 전 세계 기업 중 영업이익 6위에 오를 것이란 얘기다.
삼성전자 주가 상승 여력이 여전히 크다는 분석도 이어지고 있다. 김정수 미래에셋자산운용 리서치본부장은 “삼성전자 주가가 많이 올랐지만 앞으로 거둘 이익 상당 부분이 반영되지 않았다”며 “아직 이익 실현에 나설 시점이 아니다”고 말했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