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증권주가 일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증시 거래대금 급증, 제3차 상법 개정안 수혜 기대, 토큰증권(ST) 제도권 편입 가시화 등 호재가 연달아 겹친 영향에서다.
19일 국내 증권주 11개를 묶은 KRX 증권지수는 2990.74로 장을 마감했다. 올들어 95.49% 급등했다. 전체 34개 KRX 테마지수 중 수익률 1위로, 2위인 KRX반도체지수 상승률(49.21%)의 두 배 가까이 올랐다.
증권주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도 수익률 고공행진 중이다. 반도체 레버리지 상품 두 개를 제외하면 전체 상장 ETF 중 올들어 수익률이 가장 높다. ‘KODEX 증권’은 97.34%, ‘TIGER 증권’은 97.27% 올랐다.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한국금융지주, 키움증권 등 대형 증권사 관련 종목에 집중투자하는 ‘HANARO 증권고배당TOP3플러스’는 96.65% 상승했다.
증권사는 최근 증시 활황의 대표 수혜주로 꼽힌다. 주식이나 ETF 등 투자상품 매매가 늘수록 중개(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입이 늘어서다.
최근 주식 시장은 정부의 증시 활성화 정책과 반도체 등 주요 산업 활황을 타고 거래대금이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지난달 국내 주식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62조3000억원으로 전월 대비로는 89.1%,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선 339% 급증했다. 국내 주식 거래 활동계좌수도 지난달 처음으로 1억개를 넘어섰다. 증권사 실적도 신기록을 쓰고 있다. 국내 10대 증권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9조112억원으로 전년 대비 43.1% 급증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3차 상법 개정안 기대도 증권사 주가를 밀어 올리고 있다. 3차 상법 개정안은 자사주 소각 의무화 등이 골자다. 민주당은 이 법안을 이달 임시국회에서 처리하는 게 목표다. 금융사 주가는 자기자본이익률(ROE)와 자본비율 관리, 배당·자사주 정책 등 자본배분 전략의 영향이 크다. 국내 금융주 중 자사주 비율이 가장 높은 신영증권은 올들어 81.10% 뛰었다. 대신증권(67.84%), 부국증권(50.18%) 등도 상승률이 높다.
토큰증권 시장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토큰증권 발행·유통을 허용하는 자본시장법과 전자증권법 개정안은 지난달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전문가들은 토큰증권 시장이 활성화할 경우 증권 거래·결제·보관 인프라를 이미 갖춘 증권사들이 브로커리지 영역을 넓힐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증권업은 코스피 신고가 랠리의 최고 수혜 업종”이라며 “거래대금·예탁금·신용잔고 증가에 따른 호실적과 함께 주주환원 확대 기대가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NH투자증권(72.54%), 키움증권(61.69%), 삼성증권(46.90%) 등 주요 증권사들은 줄줄이 올들어 두자릿수 상승세를 냈다. 한국투자증권 모회사인 한국금융지주는 올들어 71.82% 올랐다.
상대적으로 몸집이 가벼운 중소형 증권사들의 상승세도 가파르다. SK증권은 이날 가격제한폭(29.96%)까지 올라 1579원에 거래됐다. 이 증권사는 올들어 145.19% 상승했다. 이날 25.31% 뛴 유진증권은 올들어 상승률이 72.87%에 달한다. 교보증권은 올들어 69.94% 올랐다.
다만 일각에선 고평가 우려도 나온다. 올들어 186% 뛴 미래에셋증권이 대표적이다. 이 증권사는 실적과 주주환원, 디지털자산 사업 기대에다 미국 우주기업 스페이스X 투자 수익이 올 1분기 실적에 반영될 것이란 예상이 퍼지면서 올초 2만4000원선이었던 주가가 이날 7만500원까지 올랐다. 이 증권사의 역대 최고 종가다.
최근 한 달간 미래에셋증권에 대한 투자의견을 제시한 14개 증권사 중 9곳은 매수 보류 또는 이에 준하는 중립 등 의견을 냈다. 김현수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스페이스X 지분 이익이 있겠지만 주가는 이미 기대를 상당 부분 반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