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1위 유통기업인 미국의 월마트와 중국 최대 숏폼 플랫폼인 더우인이 대규모 구매단을 꾸려 한국을 찾았다. 한국산 소비재를 자사 플랫폼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전략적 행보다. 정부와 코트라(KOTRA)도 전 세계 300여 개 유통망을 연결하는 수출플랫폼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KOTRA는 지난달 21일 월마트의 해외 사업 및 구매를 총괄하는 고위급 인사 12명이 전격 방한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들은 국내 기업 200여 곳과 상담을 진행하며 K푸드, K뷰티 제품 확보에 공을 들였다. 바로 일주일 뒤에는 중국의 ‘틱톡’인 더우인이 90명에 달하는 대규모 구매단을 이끌고 한국을 찾았다. 구매 책임자는 물론 인플루언서(왕홍)까지 총출동해 라이브 커머스를 진행하며 한국 소비재의 파급력을 현장에서 확인했다.
글로벌 유통망들이 한국으로 몰려드는 이유는 명확하다. K-컬처의 확산으로 한국 제품에 대한 전 세계적 팬덤이 형성되면서 한국 소비재 입점 여부가 유통사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동력이 되고 있어서다. 코트라 관계자는 “지난해 뉴욕 한류박람회 등에서 확인된 K-브랜드의 위상이 실제 대규모 구매 계약으로 이어지는 국면”이라고 분석했다.
코트라는 이러한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전 세계 132개 해외 조직망을 풀가동하고 있다. 핵심 전략은 ‘1무역관 1유통망(1무 1유) 협력사업’의 확장이다. 이는 해외 무역관이 현지의 유력 유통망과 일대일로 매칭해 우리 기업의 입점부터 사후 관리까지 책임지는 맞춤형 지원 모델이다.
코트라는 지난해 50개국 298개였던 협력 유통망을 올해 60개국 336개로 대폭 늘리기로 했다. 필리핀의 프리미엄 유통체인 ‘랜더스’와 정기 입점 체계를 구축해 7개 중소기업이 현지 매대에 이름을 올렸다. 중남미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 ‘메르까도리브레’에는 한국제품 전용관을 설치해 10개 기업이 첫 수출 실적을 기록했다.
‘입점→판촉→재고 소진→추가 주문’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코트라의 목표다. 이를 위해 6월 두바이, 9월 하노이 등에서 대규모 한류박람회를 열고 현지 인플루언서 마케팅과 팝업 쇼케이스를 병행할 예정이다.
중소기업들이 해외 진출 시 가장 큰 어려움을 겪는 인증과 물류 문제에 대한 컨설팅을 받을 수 있도록 뉴욕, 하노이 등 주요 거점 20개 무역관에 '소비재 인증지원 데스크'를 신설한다. 까다로운 현지 규제와 인증 정보를 전문가가 직접 상담해 수출 문턱을 낮추겠다는 취지다.
전 세계 124개 무역관에서 운영 중인 302개의 해외공동물류센터 중 일부를 ‘K-소비재 물류지원 데스크’로 지정하는 대책도 내놨다. 통관부터 역직구 특화 물류 서비스까지 지원해 배송 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강경성 코트라 사장은 “K-소비재는 문화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수출 품목 다변화의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며 “전 세계 유통망과의 협력 체계를 더욱 공고히 해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의 주역이 될 수 있도록 전방위 지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