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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입은 막혔는데 퇴출만 빨라졌다…코스닥 ‘소산다사’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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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입은 막혔는데 퇴출만 빨라졌다…코스닥 ‘소산다사’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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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사는 02월 19일 11:10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금융당국이 상장폐지 기준을 대폭 강화하면서 시장에서는 ‘다산다사(多産多死)’가 아닌 ‘소산다사(小産多死)’ 구조로 굳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중복상장 논란으로 우량 기업의 신규 상장은 막힌 반면 몸집이 작은 기업은 퇴출 위험에 쉽게 노출되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의 역동성을 유지하려면 상장폐지 기준 강화와 함께 신규 상장 제도 전반을 손질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1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상장폐지 시가총액 요건 상향 계획을 앞당겨 올해 7월 시가총액 200억원 미만인 기업부터 단계적으로 상장폐지 대상으로 분류하기로 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은 시총 300억원 미만 기업이 대상이 된다. 당초 내년 1월 적용할 예정이던 계획을 앞당겼다.


    관리종목 지정 이후 상장폐지를 피할 수 있는 조건도 대폭 강화된다. 지금까지는 관리종목 지정 후 90거래일 내 연속 10거래일 또는 누적 30거래일만 기준을 넘기면 상장폐지를 피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같은 기간 동안 연속 45거래일 이상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절차에 들어간다.

    시장에선 신규 상장기업의 시총과 상장폐지 기준 간 괴리가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표한다. 한국거래소는 그동안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이 500억원 안팎인 기업들에 대해서도 상장을 허용해 왔다. 지난해 2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위너스의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582억원에 불과했다. 강화된 퇴출 요건을 놓고 보면 주가가 흔들릴 경우 곧바로 형식적인 상장폐지 요건에 근접할 수 있는 구조다.



    새내기주는 상장 초기 유통 물량이 제한적인 데다 실적과 성장성에 대한 평가가 빠르게 바뀌면서 주가 변동성이 크다. 공모가 기준으로는 요건을 충족하더라도 상장 이후 시장 상황이나 수급 변화에 따라 시가총액이 급격히 줄어들 수 있다. 이 경우 상장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상장폐지 기준에 닿을 수 있다.

    실제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2024년 7월 시가총액 약 1000억원으로 상장한 엑셀세라퓨틱스는 주가 하락이 이어지며 현재 시가총액이 300억원 아래로 떨어졌다. 상장 당시에는 퇴출 요건과 거리가 있었지만 불과 몇 달 만에 상장폐지 기준선 아래로 내려온 것이다.


    올해 상장 기업 가운데서도 기준선에 근접한 사례가 나온다. 지난해 3월 상장한 심플랫폼은 이날 오전 10시 기준 공모가(1만5000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6630원에 거래되고 있다. 시가총액은 424억원으로 추가 하락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일각에서는 거래소가 신규 상장 심사 시 몸집 기준을 높여 잡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공모주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보는 일을 막기 위해서다.


    하지만 거래소가 상장폐지 리스크 관리에 집중해 관련 기준을 높여 잡을 경우 신규 상장 자체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진입과 퇴출 모두 활성화되기보다는 퇴출만 늘어나는 구조가 고착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코스닥시장을 ‘다산다사 구조’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신규 상장 문턱을 낮추는 구체적인 방안은 아직 내놓지 않았다. 지난해 말 인공지능(AI), 우주, 에너지 분야 기업을 대상으로 맞춤형 기술특례상장 제도를 도입했지만 이를 상장 문턱 완화로 보긴 어렵다는 해석이 많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혁신기업을 적극적으로 심사하겠다는 원칙을 밝힌 수준이지 기준을 낮추겠다는 신호로 보긴 힘들다”고 말했다.



    실제로 거래소는 신규 상장 기업의 매출 요건을 엄격하게 들여다보는 추세다. 최근 상장 예비심사를 철회한 자율주행 기업 서울로보틱스는 연매출이 100억원에 미치지 못한 점이 걸림돌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기술력을 갖췄음에도 현재 매출이 작다는 점에 발목이 잡혀 상장이 좌절된 것이다.

    더군다나 중복상장 논란으로 시가총액이 큰 우량 기업의 신규 상장은 사실상 막힌 상태다. 지난해 코스닥시장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했던 엘에스이는 최대주주인 엘티씨가 코스닥시장 상장사라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해 결국 심사를 철회했다. 이밖에도 이익을 안정적으로 내고 있는 기업의 경우 상장사의 계열사인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신규 상장이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3대 주식시장 가운데 ‘막내’ 격인 코넥스시장은 사실상 멈춰있다. 코넥스시장은 코스닥시장으로 이동하기 전 단계의 ‘사다리’ 역할을 기대 받았지만, 지난해 신규 상장 기업은 4곳에 그쳤다. 코넥스시장 신규 상장 기업은 2023년 14곳, 2024년 6곳으로 점차 줄어들고 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상장 문턱은 사실상 높아진 상황에서 퇴출 기준만 급격히 강화되면 제도 변화가 기업과 투자자 모두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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