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치슨이 숲속 낡은 오두막을 산 뒤 벌어진 일을 다룬 에세이 <내 작은 숲속 오두막>은 미국 출간 당시 'MZ판 월든'이라는 별명을 얻은 책이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고전 <월든>을 통해 외딴 호숫가에 오두막을 짓고 살며 얻은 깨달음을 전했듯, 허치슨의 낡은 오두막은 삶을 대하는 태도를 재설계하는 공간이다. 그는 7500달러(약 1100만원)에 사들인 3평짜리 오두막을 고치며 삶을 개척해나간다. 그는 퇴사 후 목수로 살고 있다.
그냥 <월든>이 아니라 'MZ판'인 이유는 직장인의 현실적 비애, 이를 전복하는 유머에 있다. "새가 둥지를 짓듯" 얼기설기 지은 오두막을 덜컥 산 뒤 허치슨은 말한다. "심각하진 않지만 사소한 문제들이 있었다. 일단 나는 오두막을 수리하는 법을 몰랐다."
친구들과 오두막을 관리하는 법을 익히고 산사태를 겪으며 허치슨은 노트북 앞에서는 느끼지 못한 감정, 몰입감과 효능감을 발굴한다. "삶을 이대로 그냥 의미 없이 흘려보내는 사람이 되면 어쩌지? 진흙에 빠진 것처럼 옴짝달싹 못하고, 거기서 벗어나려는 본능조차 잃을까 봐 두려웠다. 하지만 오두막에서는 그런 감정에 맞설 수 있었다. 따분한 삶, 포기하는 삶, 발전 없이 제자리만 맴도는 삶에 저항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일탈과 모험을 꿈꾸는 현대인에게 손안의 오두막이 돼줄 책이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