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행정처는 18일 언론 공지를 통해 “재판소원을 통해 헌법 해석 권한이 집중되면 헌법재판소는 통제받지 않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갖게 된다”며 “국민은 4심제의 ‘희망고문’과 소송 지옥에 빠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 헌법은 1987년 헌법재판소를 신설하면서 재판소원을 허용하지 않았다”며 “재판소원은 우리 헌법 체제와 규정에 맞지 않아 헌법상 허용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헌재는 지난 13일 언론 공지에서 “헌법은 헌법재판권을 헌재에 귀속시킴으로써 재판소원의 헌법적 근거를 분명히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4심제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재판이 헌법에 어긋나는 경우 내부적으로는 심급 제도를 통해, 외부적으로는 헌법재판권을 가진 헌재를 통해 교정하는 것이 이원적 사법 체제를 택한 우리 헌법의 취지에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헌재와 대법원은 과거에도 재판소원의 위헌성을 놓고 대립했다. 헌재는 예외적인 사안에 한해 대법원 판결도 재판소원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대법원 판결이 한번 확정되고 나면 수십 년이 걸릴 수 있는 재심 절차 외에 기본권 침해를 바로잡기 어려운 사각지대가 존재했다는 이유에서다.
2022년에는 헌재가 ‘한정위헌’ 결정을 따르지 않은 법원 판결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 있다고 판단하면서 이를 따르지 않은 대법원 판결을 취소하기도 했다. 한정위헌이란 법 조항은 그대로 둔 채 “법원이 ~라고 해석하는 한 위헌”이라고 판단하는 결정이다. 대법원은 이에 대해 법적 근거가 없고, 법률의 해석·적용에 관한 법원의 권한을 침해한다는 점을 들어 인정하지 않고 있다.
대법원은 또 헌법 101조가 대법원을 최고법원으로 명시하고 있다는 것도 주요 근거로 제시한다.
재판소원이 사실상 4심제로 이어지면서 법적 분쟁을 해결하는 데 시간과 비용이 더 많이 들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고액의 변호사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부유층이나 유력 정치인 등만 재판소원을 활용하면서 ‘권력자 구제 수단’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희원 기자 to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