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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칼럼] 이집트 유물의 행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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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칼럼] 이집트 유물의 행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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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벨리스크는 고대 이집트 신전의 입구를 지키던 거대한 화강암 기둥이다. 태양신 숭배의 상징인 이 유물은 이집트 본토에 다섯 개가 남아 있다. 이탈리아 로마에 서 있는 오벨리스크는 13개다. 프랑스 파리, 영국 런던, 미국 뉴욕 등 이집트 밖에 있는 오벨리스크까지 다 합치면 21개가 외국에 있다. 대부분 무단 반출된 유물이다.

    이런 약탈의 역사는 지난해 11월 기자 평원에 문을 연 이집트대박물관(GEM)에서도 읽을 수 있다. 축구장 60개 크기 부지에 10만 점 넘는 유물을 갖춘 세계 최고 수준의 시설이지만, 구글 지도 평점 등에서는 “투탕카멘의 유물을 빼면 기대에 못 미친다”는 불평이 종종 보인다. 이집트를 상징하는 유물 중 상당수가 해외 박물관의 간판 역할을 하고 있어서 벌어지는 일이다.


    이집트 상형문자 해독의 열쇠인 로제타석은 런던의 영국박물관에, ‘고대 최고 미인’ 네페르티티 흉상은 독일 베를린의 노이에스박물관에 있다. 이집트 천문학의 정수를 보여주는 부조인 ‘덴데라 황도대’는 파리 루브르박물관 천장을 장식 중이다. 이집트 당국은 해외 박물관과 개인 수장고에 보관돼 있는 유물이 수십만 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서구 박물관들은 “이집트의 유물 관리 능력이 부족해 대신 지켜 줬다”는 핑계를 댄다.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다. 피라미드와 왕가의 무덤을 파헤친 도굴꾼 중 대부분은 이집트인이었다. 카이로에 있는 옛 박물관의 허술한 시설 탓에 유물이 훼손된 적도 많다. 하지만 GEM 개관으로 상황이 달라졌다. 이집트는 이제 “최첨단 시설과 보존 기술을 갖췄으니 유물을 돌려달라”며 서구 각국을 압박 중이다.


    물론 서구 박물관들이 자신들의 ‘간판스타’가 된 이집트 유물을 순순히 돌려줄 가능성은 희박하다. 하지만 이런 팽팽한 신경전을 남의 나라 얘기로 치부할 수만은 없다. 일본 뎬리대가 소장한 안견의 ‘몽유도원도’를 비롯해 숱한 우리 문화재가 이집트 유물과 비슷한 처지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실현 가능성은 낮아 보이지만 그래도 이집트의 시도가 어떤 선례를 남길지 귀추가 주목된다.

    성수영 문화부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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