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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선댄스가 충무로에 던진 화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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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선댄스가 충무로에 던진 화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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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9월 로버트 레드퍼드 사망 소식이 전해졌을 때 전 세계 모든 씨네필이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 그가 1960~1970년대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대배우여서만은 아닐 것이다. 그보다는 미국 독립 영화 산실인 선댄스를 일구며 영화사에 남긴 거대한 족적 때문일 것이다.

    레드퍼드가 일생을 바쳐 키워낸 선댄스 영화제가 지난달 미국 유타주 파크시티에서 그의 부재 속에 개최됐다. 올해는 전쟁, 이민자 정체성, 환경 파괴 등 묵직한 사회 이슈를 개인 서사로 풀어낸 작품이 강세를 보였다. 기성 감독보다 신인 감독 약진이 두드러져 선댄스가 여전히 새로운 목소리를 발굴하는 창구임을 증명했다.
    새 목소리 발굴 창구 선댄스
    올해 선댄스 영화제 풍경을 다시금 복기하는 이유는 한국 영화의 현재 상황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아서다. 최근 몇 년 사이 글로벌 시장에서 K콘텐츠 위상은 갈수록 높아지지만 정작 한국 영화는 지금 위기에 빠져 있다. 수치가 말해준다. 지난해 연간 영화관 방문객은 외산 영화 흥행 덕에 가까스로 1억 명을 넘겼지만 천만 관객을 동원한 국산 블록버스터는 한 편도 나오지 않았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2020~2021년)를 제외하면 국산 천만 영화 실종은 2011년 이후 15년 만의 뼈아픈 기록이다.


    흥미로운 대목은 대형 상업 영화 고전 속에 독립 영화들이 보여준 유례없는 활기다. 독립 영화계에서 십만 관객은 상업 영화의 천만 관객에 비견되는 기념비적 지표다. 작년에는 이런 ‘작은 기적’을 쓴 작품이 네 편이나 쏟아졌다. 이 중 ‘세계의 주인’은 바르샤바국제영화제에서 국제영화비평가연맹상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독립 영화가 이같이 약진한 배경으로 관객의 달라진 눈높이를 꼽는다. 콘텐츠 과잉 시대 관객들은 천편일률적인 흥행 공식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 그 결과 거대 담론보다 개인의 구체적인 삶과 사회 균열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독립 영화 특유의 시선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여전히 좁은 韓독립영화 입지
    관건은 독립 영화의 성취가 한국 영화산업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까다. 해답은 선댄스 영화제가 이미 보여줬다. 스티븐 소더버그, 쿠엔틴 타란티노, 크리스토퍼 놀런 등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거장들이 선댄스라는 인큐베이터에서 태어났다. 그 덕분에 선댄스 출신 영화는 비평과 흥행을 동시에 잡을 수 있다는 공식이 성립됐다. 최근에는 넷플릭스, 애플, 아마존 등 거대 테크 기업도 스트리밍 시장 주도권을 쥐기 위해 선댄스 영화제에서 경쟁적으로 작품을 사들이고 있다. 선댄스 영화제가 참신한 재능과 파격적인 시도를 발굴하고, 이것이 상업 영화계로 수혈돼 전체 생태계를 건강하게 만드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된 것이다.

    한국 영화계에도 참신한 재능은 차고 넘친다. 하지만 전체 영화산업에서 독립 영화 입지는 여전히 좁아 보인다. 지난해 발생한 서울독립영화제 예산 전액 삭감 소동은 독립 영화가 차지하는 위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작년 12월 문화체육관광부 업무보고에서 대통령이 직접 나서 지원 확대 의지를 보인 것은 고무적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일회성 수혈이 아니다. 독립 영화의 실험이 상업 영화의 활력으로 이어지는 생태계 구축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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