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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에세이] 옷 안쪽의 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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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에세이] 옷 안쪽의 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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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휴가 막 지나갔다. 이 시간은 늘 분주함 속에서도 잠시 걸음을 늦추게 만든다. 고향을 찾고, 가족을 만나며, 저마다의 뿌리를 돌아보게 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어디에서 와서, 무엇을 하며 살아왔는지에 대한 물음은 자연스레 내가 몸담고 있는 회사가 지닌 업의 본질로 이어졌고, 한국 제조산업의 뿌리와 맞닿아 있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의 의미를 다시 짚어볼 필요성을 느끼게 했다.

    국내를 넘어 대표적인 글로벌 OEM 기업으로 성장한 영원무역그룹 역시 이 같은 본질 위에 서 있다. OEM은 오랫동안 브랜드의 뒤편에 머무는 존재로 인식돼 왔다. 비용 경쟁력과 납기 관리, 대량 생산이라는 기능적 역할에 머무르는 구조로 이해되기도 했다. 그러나 글로벌 공급망이 흔들리고, 지정학적 리스크와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진 지금, OEM의 역할은 더 이상 단순한 생산 파트너에 그치지 않는다. 품질과 신뢰는 물론, 변동성에 대응하는 복원력까지 함께 설계하는 산업 인프라에 가깝다.


    경기와 업황이 어려울수록 일부 브랜드는 비딩을 통해 주문을 분산시키려는 선택을 하곤 한다. 그러나 가격에만 초점을 맞춘 거래는 결국 관리 부담만 키우고, 바잉 사이드의 피로도를 높이는 결과를 낳는다. 그런 맥락에서 “영원에 오더를 맡기면 밤에 편히 잘 수 있다”는 말을 들을 때 가장 고맙다. 이는 단순한 칭찬을 넘어 함께 일하는 관계가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오늘의 제조 경쟁력은 각 공장의 성과를 넘어 글로벌 공급망 전반에서 완성된다. 원자재 수급과 물류 동선, 현지 인력의 숙련도, 각국의 규제 환경과 환율 변동, 그리고 국제 정세 변화까지 서로 맞물린 하나의 연쇄 고리로 작동한다. 어느 한 지점에서 작은 차질이 생겨도 일정과 품질 전반에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다.


    이제 OEM은 단순히 ‘만드는 곳’이 아니라 이 복잡한 연결망을 조율하며 리스크를 흡수하는 허브로 기능해야 한다. 브랜드가 변동성 속에서도 일관된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그 뒤에서 불확실성을 관리해온 파트너가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변화의 흐름 속에서 OEM이 나아가야 할 방향 역시 보다 분명해지고 있다. 가격 경쟁력을 갖추되 장기적 파트너십으로 평가받는 파트너가 돼야 하고 환경과 근로 여건, 안전에 대한 기준 역시 비용이 아니라 품질의 일부로 내재화해야 한다.



    아울러 제조의 사고방식은 데이터와 기술에 기반한 체계로 전환하되 그 중심에는 사람을 둬야 한다. 제조를 단순한 공정이 아니라 하나의 통합된 역량으로 바라볼 때, OEM은 글로벌 산업 생태계에서 더욱 비중 있는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여전히 브랜드의 이름을 입는다. 그러나 그 옷 안쪽에는 보이지 않는 공정과 사람, 그리고 함께 나눠야 할 책임이 담겨 있다. 보이지 않는다고 덜 중요한 것은 아니다. 제조의 안쪽에서 이 산업을 지탱해 온 역할을 다시 바라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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