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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연 "제로클릭 쇼핑의 시대, 오프라인 유통사엔 반전 기회"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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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연 "제로클릭 쇼핑의 시대, 오프라인 유통사엔 반전 기회"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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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공지능(AI)에 구매를 맡기는 ‘제로클릭 쇼핑’은 쿠팡과 네이버 같은 플랫폼 기업에 위기가 될 수 있어요. 쇼핑 포털로서 기능을 상실할 테니까요.”


    송지연 보스턴컨설팅그룹 유통·소비재 파트너(사진)는 최근 한국경제신문과 만나 “AI 기반 쇼핑 환경 변화가 유통산업의 힘의 균형을 흔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제로클릭 쇼핑이 쿠팡 등의 소비자 접점을 약화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송 파트너는 “쿠팡과 네이버는 소비자를 최전방에서 만나며 물건을 소개해주는 위세를 확보했기 때문에 챗GPT, 제미나이와의 협업을 머뭇거릴 것”이라며 “쇼핑 주도권 싸움에서 참패한 오프라인 유통업체가 제로클릭 쇼핑 플랫폼과 손잡고 재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송 파트너는 아마존에 밀려 고전한 월마트가 최근 제미나이와 협력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봤다. 그는 “온라인 쇼핑에 위협을 느낀 월마트는 제로클릭 쇼핑의 도움을 받아 소비자 프런트를 다시 찾겠다는 전략을 짰다”며 “이런 접근은 이마트와 롯데마트에도 유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송 파트너는 제로클릭 쇼핑의 강점을 사용자가 원하는 최적의 물건을 제안할 수 있다는 데서 찾았다. 사용자가 챗GPT와 소통한 내용을 반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확보한 판매 데이터를 결합하면 소비자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좋은 상품을 추천할 수 있다.

    송 파트너는 한국에서 제로클릭 쇼핑은 다소 늦은 감이 있다고 봤다. 그는 “미국 소비자는 첫 쇼핑 검색의 30% 이상을 이미 챗GPT에서 시작하고 있다”며 “반면 한국 기업은 AI를 업무 효율성 제고 수단으로 판단하는 경향이 강해 소비자와 연결하는 데 아직 서툰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소비자의 쇼핑 방식 변화를 제로클릭 쇼핑 차원에서 어떻게 접목할지에 관해 더 고민해야 한다”며 “쿠팡에 뺏긴 고객 접점을 되찾을 방법이라는 인식 전환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AI 쇼핑의 핵심을 ‘귀찮음 제거’로 정의했다. “휴지와 물티슈 구매를 생각해보죠. 이제는 검색하고 구매 버튼을 누르는 것조차 귀찮은 시대잖아요. AI를 이용해 ‘지금쯤 떨어질 것 같은데 주문해 드릴까요’라고 먼저 제안하는 수준까지 진화해야 합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

    ▶ AI 쇼핑 확산이 구매자의 의사결정 구조를 어떻게 바꾸고 있나요.
    “온라인 쇼핑 시대에는 ‘검색의 목적지(데스티네이션)’를 누가 잡느냐가 핵심이었습니다. 미국은 구글 대신 아마존이, 한국은 네이버가 그 역할을 해왔죠. 그런데 지금은 그 쇼핑 검색이 생성형 AI로 옮겨가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미국에선 소비자들이 첫 쇼핑 검색을 챗GPT에서 시작하는 비중이 이미 30%를 넘는 것으로 보고 있고요. 한국도 같은 방향으로 갈 겁니다.”



    ▶ 쿠팡·네이버 같은 플랫폼 기업엔 왜 ‘위기’가 될 수 있다고 보십니까.
    “플랫폼의 힘은 ‘프론트(고객 접점)’를 잡고 있다는 데 있습니다. 그런데 생성형 AI 연합에 올라탄다는 건, 그 프론트를 일정 부분 내준다는 의미가 될 수 있어요. 동시에 소비자 쇼핑 행태는 결국 컨버세이셔널 커머스(대화형 커머스)로 바뀔 가능성이 높습니다. 프론트가 이동하는 흐름 속에서 플랫폼 기업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는 큰 딜레마가 될 겁니다.”

    ▶ 그래서 오프라인 유통사에는 ‘반전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건가요.
    “레거시 유통사들은 ‘어느 날 보니 쿠팡이 다 하고 있더라’는 트라우마가 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변화는 오히려 지금의 강자에게 더 위협이 될 수 있어요. 이 변화를 ‘또 다른 위협’으로만 볼 게 아니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이마트만의 쇼핑 경험, 롯데만의 쇼핑 경험으로 더 빠르고 다른 방식의 경쟁을 다시 시도할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 한국은 왜 ‘제로클릭 쇼핑’이 상대적으로 더디다고 보십니까.
    “한국에서도 사람들이 챗GPT에 물어보기 시작한 건 맞지만, 아직은 결과의 버라이어티가 적고 ‘왜 이걸 추천하지?’ 같은 의문이 드는 순간이 있어요. 그래서 다시 쿠팡이나 네이버로 돌아가 검색하는 흐름이 남아 있습니다. 또 ‘GPT 엔진 최적화’ 같은 개념 자체가 아직 생소한 편이고요. 하지만 방향성은 이미 시작됐고, 한국도 결국 그쪽으로 갈 거라고 봅니다.”

    ▶ 결국 해법은 ‘에이전트(Agent)’인가요.
    “네. 검색이 옮겨가는 흐름과 별개로, 컨버세이셔널 커머스는 ‘쇼핑에 특화된 에이전트’가 핵심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챗GPT는 쇼핑만을 위해 존재하는 서비스가 아니니까요. 그래서 쿠팡·네이버 같은 사업자들은 외부 AI에 올라타기보다는, 쇼핑에 최적화된 형태의 AI 쇼핑 에이전트를 고민할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네이버도 검색 결과 아래 AI 요약을 붙이는 식으로 과도기 서비스를 내놓았고, 궁극적으론 에이전트 커머스로 가야겠죠.”

    ▶ 해외에서 참고할 만한 모범사례는요.
    “아직은 모두가 ‘얼리 스테이지’라 완성형 베스트 프랙티스를 꼽기 어렵습니다. 다만 유통 쪽에서 제일 빨리 움직인 곳 중 하나가 월마트라고 보고요. 또 브랜드 중에서는 대표적으로 로레알이 CES에서 발표했던 ‘뷰티 지니어스’ 같은 형태가 이미 미국에 상용 론칭돼 있습니다.”

    ▶ 기업들이 AI 쇼핑을 준비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입니까.
    “무턱대고 기술부터 박는 접근은 피해야 합니다. BCG는 AI 접근을 '단순 도입(deploy)'·'경험 재편(reshape)'·'신사업 창출(invent)'로 나눠 설명하는데, 무턱대고 솔루션을 갖다 붙이는 deploy는 지양해야 한다고 늘 말합니다. 핵심은 ‘고객 경험이 어떻게 바뀔지’에 대한 통찰을 먼저 갖고, 그에 맞춰 쇼핑 여정 자체를 다시 상상하고 그다음에 기술을 꽂는 겁니다.”

    이소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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