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베이트를 감추기 위해 영업대행사를 별도로 설립하고, 법인카드를 현금화하는 이른바 ‘법카 깡’ 수법까지 동원한 제약사들이 적발됐다.
18일 공정거래위원회는 동성제약과 국제약품이 병·의원에 의약품 처방을 대가로 리베이트를 제공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동성제약은 4개 병·의원 의료인에게 의약품 처방을 조건으로 현금 등 약 2억5000만원 상당의 경제적 이익을 제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회사는 리베이트로 인한 법적 책임과 위험을 줄이기 위해 기존 자사 영업사원 대신 외부 영업대행업체에 전문의약품 영업을 전면 위탁하는 구조로 전환했다. 특히 계열사 소속 영업사원을 설득·유도해 별도의 영업대행사를 설립하게 한 뒤, 해당 대행사를 통해 병·의원에 금전적 이익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거래를 이어간 것으로 드러났다.
국제약품 역시 의약품 판매 확대와 거래유지 대가로 병·의원에 1300만원 상당의 금전적 이익을 제공했다. 송년회 경품 명목으로 백화점 상품권과 가전제품을 지원하고, 단체 영화 관람을 위한 대관료를 대신 납부해주는 식이었다.
국제약풍은 병원의 전월 처방 실적에 연동해 일정 비율의 영업활동비를 영업사원에게 지급하는 구조를 운영했다. 영업사원들은 이 비용을 활용해 리베이트를 집행했고, 현금이 필요할 때는 여비를 과다 청구하거나 법인카드로 허위 결제한 뒤 현금화하는 '법인카드 깡' 방식으로 리베이트 자금을 마련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들 리베이트 행위가 공정거래법상 부당한 고객유인행위에 해당하며, 의료인의 처방 결정이 왜곡돼 최종 소비자인 환자의 이익이 침해될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제재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하지은 기자 hazz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