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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과의 두 번째 회담을 앞두고 압박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항공모함을 추가로 중동에 전개한 데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정권 교체까지 거론하면서 중동 내 긴장이 다시 고조되는 분위기다.
반면 이란은 미국이 제재 해제에 나선다면 핵 프로그램과 관련해 타협할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을 밝히며 한발 물러선 모습을 보였다.
압박 강화하는 미국
1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공격을 명령할 경우를 대비해 군사 작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소식통은 미국이 이번에 고려 중인 작전은 이란의 핵 시설을 공격한 지난해 6월 작전보다 더 광범위하다고 밝혔다. 핵 시설뿐만 아니라 국가 및 안보 시설까지 공격 범위에 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미국은 이란의 보복을 충분히 예상하고 있다”며 “시간이 지나면서 공방전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 간 외교 협상이 진행 중이지만 미국은 군사 공격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앞서 미국은 중동 지역에 항공모함 1척을 추가로 파견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제럴드포드함이 중동에 배치될 예정이다. 제럴드포드함은 지난해 10월부터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전 대통령 체포 작전 등을 지원하기 위해 카리브해로 이동해 있었다. 지난달 중동으로 이동한 핵 추진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호까지 더하면 총 2척의 항공모함이 이란 인근에서 활동하게 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해 6월 미국이 이란의 핵 시설 3곳을 공격했을 당시 미국은 해당 지역에 두 개의 항공모함을 배치한 상태였다”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포드함 배치에 대해 “협상이 결렬될 경우에 대비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정권 교체 가능성도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육군 기지 포트 브래그에서 열린 행사 후 ‘이란 정권 교체를 바라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게 일어날 수 있는 최선의 일처럼 보인다”고 답했다. 이어 “그들은 47년 동안 끊임없이 말만 해왔다”며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났다”고 덧붙였다. 1979년 이슬람 혁명으로 지금의 이란 신정체제가 수립된 이후 47년간 양국이 적대적 관계를 이어온 상황을 가리킨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이란에 대한 경제적 압박을 병행하고 있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주 정상 회담에서 이란의 대중국 석유 수출을 차단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이란 석유 수출 물량의 80%가 중국에 집중돼 있다.
두 번째 핵 협상 타결될까
미국이 이란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강화하는 배경에는 회담을 앞두고 협상력을 높이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미국과 이란은 17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두 번째 고위급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미국 측에서는 스티브 윗코프 특사와 트럼프 대통령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가 참석한다.반면 최근 이란은 미국에 비해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마지드 타흐트라반치 이란 외무부 차관은 지난 15일 영국 BBC 방송 인터뷰에서 미국의 제재 해제를 대가로 핵 프로그램에 대해 타협할 준비가 돼 있다고 시사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2015년에 체결된 이란 핵 합의(JCPOA)에서 2018년 탈퇴하고 이란에 강도 높은 제재를 다시 부과했다.
타흐트라반치 차관은 “합의를 원한다는 점을 미국이 입증해야 할 차례”라며 공은 이제 미국 측으로 넘어가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고농축 우라늄 희석은 동의할 수 있지만, 과거 협상부터 핵심 쟁점이었던 ‘우라늄 농축 제로’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하미드 간바리 이란 외교부 경제외교 담당 부국장은 반관영 파르스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합의의 지속성을 위해서는 미국 역시 단기간에 높은 경제적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분야에서 이익을 얻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석유·가스전, 공동 유전 개발, 광산 투자, 항공기 구매 등이 의제에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한명현 기자 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