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혼인 여성 후배 장교에게 연애 감정을 드러낸 남성 공군 장교에게 내려진 감봉 징계가 적법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부장판사 김준영 )는 지난해 12월 공군 장교 A씨가 국방부 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감봉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고 15일 밝혔다.
A씨는 2023년 6월 하급 장교 B씨에게 “내 보석”, “많이 좋아한다” 등 연애 감정을 표현했다. 당시 A씨와 B씨는 각각 배우자가 있는 상태였다.국방부 징계위원회는 이듬해 7월 A씨가 B씨에게 성희롱 발언을 했다고 보고 감봉 3개월 처분을 내렸다. A씨는 이에 불복해 국방부 항고심사위원회에 항고했으나 기각되자 감봉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행정소송을 냈다.
A씨는 징계 절차에서 징계 혐의 사실이 명확히 특정되지 않는 등 방어권이 침해됐고, B씨의 호감을 거절하는 과정에서 오해가 생겼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A씨가 의견서를 제출하거나 징계위원회에 출석하는 등 방어권을 행사할 기회를 보장받았다고 판단했다. 또 두 사람의 대화 녹음 등을 바탕으로 “오히려 A씨가 지속해서 호감을 표현하고 B씨가 난처해하는 정황이 확인된다”고 봤다.
재판부는 “이 사건 징계 사유는 기혼자이자 상급자인 A씨가 기혼자이자 하급자인 B씨에게 연애 감정을 표시하고 만나 달라고 요청한 것”이라며 “피해자 입장에서는 혐오스럽고 모욕적일 수 있는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 사건 처분을 통해 달성하려는 ‘성희롱 근절을 통한 공직 기강 확립’ 등의 공익은 A씨가 입게 될 불이익에 비해 작다고 할 수 없다”며 감봉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해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정희원 기자 to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