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오천피(코스피지수 5000)’ 시대입니다. 코스피는 병오년 한 달여 만에 30% 넘게 뛰어 5500선을 돌파했습니다. 기나긴 설 연휴를 앞두고 한경닷컴은 증권가 족집게 전문가들에게 5편에 걸쳐 가파르게 오른 K증시의 현재 상황 진단과 향후 대응전략을 물어봤습니다. [편집자주]

"메모리 시장은 구조적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올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더 상승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남용수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운용본부장(사진)은 16일 "메모리 시장의 공급 부족 현상은 최소 2027~2028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인공지능(AI) 모델의 발전 속도가 빨라지고, 하이퍼스케일러(초대형 데이터 센터 운영사)의 투자액은 5000억달러(약 723조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공급자 우위가 뚜렷해진 이유에 대해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는 여전히 충족되지 않고 있고, AI 서비스 발전으로 개인화에 속도가 붙으며 기존 D램과 낸드 수요도 폭증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메모리 반도체 산업은 대표적인 시클리컬(경기순환적) 산업으로 꼽힌다. 경기가 불황일 때, 전자제품 수요가 꺾이면 반도체 업황도 악화했다. 이 때문에 주가는 불황이 닥치기 전 하락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런 우려와 관련해 남 본부장은 "과거 반도체 업황이 정점에 다다르기 6~12개월 전 주가가 하락하는 경향을 보였다"면서도 "이번 AI 사이클에서는 다른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빅테크(거대 기술기업)의 AI 모델 고도화, 각국 정부의 소버린 AI 도입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남 본부장은 "AI 밸류체인(가치사슬)에 있는 기업으로 투자금이 쏠리고 있으며 그 외 산업은 점점 소외되고 있다"며 "공급자 우위 시장을 맞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남 본부장과의 일문일답.
▷ 메모리 반도체 초호황에 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가가 오르고 있다. 이번 호황이 언제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는가.
"메모리 시장은 최소 2027~2028년까지 공급 부족 전망이 지속될 것으로 생각한다. 현재 사이클은 경기에 따른 수요·공급 사이클이 아닌 구조적 성장에 배경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하이퍼스케일러의 투자액은 5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메모리 사업자는 기존 라인을 HBM 라인으로 전환했지만, AI 모델의 발전 속도가 빨라지며 추론 시장 수요가 늘어 HBM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또 AI 서비스의 개인화로 범용 D램과 낸드 수요가 폭증했다."
▷ 업황이 정점에 도달하기 전 우려를 선반영해 주가가 하락 전환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전통적인 반도체 사이클에서는 업황 정점 6~12개월 전 주가가 하락했다. 하지만 이번 AI 사이클은 다른 양상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과거 사이클은 수요 증가, 가격 상승, 투자 확대, 공급 과잉, 재고 조정 순서였다. 현재는 빅테크의 지속적 AI 모델 고도화 수요와 각국 정부의 소버린 AI 도입으로 사이클이 연장되고 있다.
'AI 버블'은 기우다. 일단 닷컴 버블과 비교하면 가동률이 높고,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설비투자는 가지고 있는 현금으로 충분히 충당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상대적으로 낮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을 감안하면 확연히 차이가 난다. 닷컴 버블 당시 해당 종목들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00배 이상이었지만, 엔비디아의 PER은 18배 수준이다."

▷ 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가는 더 오를까.
"2026년 HBM 물량은 매진됐다. 공급자 우위 시장을 맞아 두 회사 주가는 더 오를 것으로 본다. 엔비디아 루빈 플랫폼 내 SK하이닉스의 점유율은 약 70%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6세대 HBM(HBM4) 출하, D램 가격 상승에 힘입어 삼성전자의 이익률은 급격히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
AI 투자 사이클이 경기 사이클을 넘어설 정도로 중요해졌기 때문에 증시는 K자형 양극화 흐름을 보이고 있다. AI 밸류체인(가치사슬)에 있는 기업으로 투자금이 쏠리고 있으며 그 외 산업은 점점 소외되고 있다. 데이터 병목 현상이 해결될 때까지 K자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예측한다. 그 시기는 2028년 이후가 될 것으로 본다."
▷ 개인 투자자는 어떻게 투자해야 하나.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투자하면 매매 타이밍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다. 개별 주식에 투자하면 두 종목의 비중, 교체 시점을 최적화하기 어렵다. ETF는 지수를 추종하는 룰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부담이 줄어든다. 또 퇴직연금 계좌에서는 ETF를 통해서만 두 기업에 투자할 수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개별 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도 준비하고 있다. 반도체 산업이 구조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돼 수요가 강할 것으로 예상된다.
'ACE 글로벌반도체Top4 Plus ETF'도 추천한다. 이 ETF는 AI 시대에 가장 특화된 상품이라고 자부한다. 그래픽처리장치(GPU) 1위 엔비디아, HBM 1위 SK하이닉스,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1위 TSMC, 장비 1위 ASML에 20%씩 투자해 AI 반도체 구동에 필요한 핵심 기업들을 압축적으로 가져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의 확실한 방향성은 AI 관련 주식이며, 이들 기업에 장기 투자해야 한다. 뉴스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꾸준히 장기적으로 적립식으로 투자하게 되면 분명히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