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 순정축협이 노동관계법 위반으로 부과된 과태료를 직원들에게 전가하려 했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사무금융노조 전국협동조합본부는 농협중앙회와 순정축협이 공모해 노동자들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며 즉각 중단을 요구했다.
13일 사무금융노조 전국협동조합본부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2023년 당시 순정축협 조합장 고 모씨가 직원을 신발로 때리고 위협하는 ‘신발 폭행 조합장’ 사건 이후 순정축협을 대상으로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해 폭행·직장 내 괴롭힘·성희롱·임금체불·취업규칙 변경 절차 위반 등 총 18건의 노동관계법 위반 사항을 적발했다. 이 가운데 7건은 형사입건, 8건은 과태료 처분이 내려졌으며 과태료 규모는 1억 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 씨는 징역 10개월을 받고 구속됐다.
노조는 이후 조합감사위원회가 ‘사고 관련자 소명의견서 제출안내’ 문서를 통해 전 조합장과 일부 임직원 등 약 25명에게 손해액을 나눠 부담하도록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노동부가 사업주 책임을 물어 부과한 행정제재를 실무 노동자에게 전가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과태료는 사용자에게 관리·감독 책임을 묻는 행정처분으로,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없는 직원에게 구상권을 행사하는 것은 법리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임금에서 공제하는 게 근로기준법 위반 소지가 있다보니, 신원보증보험을 통한 대위변제 방식을 택한 것도 법위반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노조는 농협중앙회가 감사권을 남용해 직원들에게 사실상 책임을 인정하도록 압박하고 있다며 고용노동부 재진정과 금융감독원 민원 제기 등 대응을 예고했다. 노조 관계자는 “행정벌을 개인 노동자에게 떠넘기면 책임 구조가 왜곡되고 분쟁이 장기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순정축협 및 농협중앙회 측의 공식 입장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향후 과태료 부담 주체를 둘러싼 법적 공방이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