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쇼츠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봄동 비빔밥'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짧은 레시피 영상이 알고리즘을 타고 반복 노출되면서 직접 만들어 먹었다는 인증과 후기가 이어지고, 관련 식재료 판매량과 온라인 언급량도 함께 늘어나는 분위기다.
13일 엑스(X·옛 트위터)와 인스타그램에는 "봄동비빔밥 만들어 먹었다", "유행 탑승한다", "하도 많이 보이길래 결국 나도 비벼 먹었다"는 글과 사진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누리꾼들은 "요즘 봄동 비빔밥이 유행이라고 해서 만들어 먹어봤다", "두쫀쿠는 웨이팅해야 하고 가격도 비싼데 봄동은 싼 가격에 건강한 음식 먹을 수 있고 웨이팅도 없어서 좋다", "저도 봄동 비빔밥 탑승했습니다" 등의 반응을 남겼다.
지역 맘카페에서도 비슷한 반응이 나타난다. 한 이용자는 "숏츠에 엄청나게 뜨길래 따라 해봤는데 봄동 2000원으로 온 가족 저녁을 해결했다"고 적었고, 또 다른 이용자는 "요즘 알고리즘에 계속 떠서 겉절이 해서 비빔밥으로 먹었다"고 후기를 남겼다.
◇SNS 타고 번진 '봄동 비빔밥'…언급량 540% 급증

이처럼 온라인을 중심으로 관련 게시물과 인증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관심 증가세도 수치로 확인되고 있다. 이날 썸트렌드에 따르면 지난달 13일부터 지난 12일까지 '봄동비빔밥' 언급량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54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심이 커진 데에는 짧은 영상 콘텐츠의 영향 컸다고 분석한다. 인스타그램 릴스에 올라온 봄동 비빔밥 레시피 영상 가운데 일부는 조회수 245만회를 넘겼고, 다른 관련 영상들도 수십만에서 수백만회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에 맞춰 먹방 유튜버들도 잇따라 관련 영상을 올리고 있다. 구독자 105만명의 유튜버 '돼끼'가 지난 11일 올린 봄동 비빔밥 먹방 영상은 조회수 54만회를 돌파했고, 구독자 536만명의 유튜버 '떵개떵'이 지난 9일 올린 영상도 조회수 10만회에 육박했다. 12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 박홍의 봄동 비빔밥 영상 역시 조회수 19만회를 기록했다.

봄동 비빔밥은 새로 만들어진 메뉴는 아니다. 2008년 2월 KBS 2TV '1박 2일' 전남 영광 편에서 강호동이 봄동을 맛있게 먹는 장면이 화제가 되며 한차례 입소문을 탄 바 있다. 이후 제철이 되면 온라인에서 간간이 언급되던 메뉴였지만, 올해는 SNS와 숏폼 콘텐츠를 중심으로 다시 확산하며 관심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하도 보여서 해 먹었다"…따라 하기 열풍

'알고리즘을 보고 따라 하는 소비'가 실제 식탁으로 이어지면서 일부 이용자들은 "원래도 제철 음식이지만 이렇게까지 많이 보이는 건 처음"이라며 최근 확산 속도가 유독 빠르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봄동 비빔밥은 쉽게 따라 할 수 있다는 점이 유행 확산의 배경으로 꼽힌다. 봄동을 겉절이로 무쳐 밥에 비비는 간단한 조리법이 대부분이라 별도의 조리 도구나 복잡한 과정이 필요 없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최근 유행했던 디저트와 대비된다는 반응도 나온다. 앞서 SNS에서는 두바이 초콜릿 쿠키(일명 '두쫀쿠')처럼 극단적으로 단맛을 강조한 디저트가 큰 인기를 끌었는데, 최근에는 상대적으로 담백하고 건강한 제철 음식이 주목받고 있다는 것이다.
누리꾼들은 "극한의 단맛 디저트가 유행하다가 갑자기 봄동 비빔밥이 유행하는 게 재미있다", "요즘 트렌드가 자극적인 음식에서 집밥으로 넘어온 느낌이다", "비싼 디저트보다 제철 채소가 더 끌린다", "신토불이 음식이 더 건강해 보여서 좋다"는 등의 반응을 남겼다.

봄동은 겨울에 파종해 봄에 수확하는 배추로, 잎이 옆으로 퍼져 있고 일반 배추보다 단맛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아삭한 식감 덕분에 겉절이나 나물무침으로 많이 활용되며, 비타민과 항산화 물질이 풍부한 채소로 알려져 있다. 열량도 100g당 23kcal 수준으로 낮은 편이다.
이 같은 관심은 실제 소비로도 이어지고 있다. 이날 기준 쿠팡에서는 최근 30일 누적 판매량 기준 국내산 봄동 500g 1봉(3250원)이 구매 베스트 순위 2위에 올랐으며, 한 달 동안 5만명 이상이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매자들은 "인스타그램에서 많이 보여서 한번 사봤다", "요즘 유행하는 봄동 비빔밥 만들어 먹으려고 구매했다", "제철이라 먹어보려고 샀다"는 글이 이어졌다. 일부 이용자는 "한 봉으로 가족이 함께 먹을 수 있어 가성비가 좋다"는 긍정적인 후기를 남겼다.
◇"SNS에서 시작된 음식 유행, 실제 구매로 이어져"
업계에서는 짧은 영상 플랫폼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특정 음식이 빠르게 유행하고 소비로 이어지는 흐름은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최근 외식 물가 상승으로 집에서 간단하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음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특정 음식이 방송이나 유명 맛집을 통해 확산하기보다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 쇼츠 같은 숏폼 콘텐츠를 통해 먼저 주목받는 경우가 많다"며 "레시피가 간단하고 재료를 쉽게 구할 수 있는 메뉴일수록 소비자들이 바로 따라 해보는 경향이 강해 확산 속도도 빠르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는 맛집을 찾아가거나 외식을 중심으로 트렌드가 형성됐다면, 최근에는 집에서 직접 만들어 먹는 '따라 하기 형 소비'가 늘고 있다"며 "제철 식재료는 가격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고 신선도에 대한 신뢰가 높기 때문에 이런 콘텐츠와 결합할 경우 실제 구매 증가로 이어지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