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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만원에 VIP석서 뮤지컬 봤다" 리뷰 줄줄이…무슨 일? [김수영의 연계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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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만원에 VIP석서 뮤지컬 봤다" 리뷰 줄줄이…무슨 일? [김수영의 연계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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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기 많은 뮤지컬인데 자리까지 좋아서 아주 만족스러웠어요."
    "초심자의 행운이었을까? 당첨돼서 너무 좋았습니다."
    "저렴하게 뮤지컬 보는 완전 '꿀팁'"


    최근 인기 뮤지컬을 5만원대에 가장 좋은 좌석인 VIP석에서 관람했다는 후기가 잇달아 올라와 화제다.

    후기에는 '당첨', '뽑기 운' 등의 단어가 포함돼 있다. 전부 로터리 티켓(Lottery Ticket) 시스템을 이용해 공연을 보고 온 이들이었다.


    '로터리 티켓'은 복권처럼 추첨을 통해 티켓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공연 예술의 메카인 미국 브로드웨이나 영국 웨스트엔드에서는 이미 활성화되어 있는 제도다. 국내에서는 2023년 NOL티켓(구 인터파트티켓)이 도입해 운영 중이었는데, 지난해 연말 줄줄이 개막한 대형 작품들이 최근 공연계 전통적인 비수기를 맞으면서 '로터리 티켓' 효과가 극대화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뮤지컬 시장은 성장을 거듭했다. 티켓 판매액은 사상 처음으로 5000억원을 돌파했고, 공연 건수와 총 티켓예매수 모두 증가했다. 특히 연말에는 인기 작품이 몰리면서 관객 동원 경쟁이 치열했다. '킹키부츠', '물랑루즈!'와 같은 스테디셀러부터 '비틀쥬스', '에비타', '보니 앤 클라이드' 등 관객들이 오래 기다린 작품, 첫선을 보인 '라이프 오브 파이', '한복 입은 남자' 등이 공연가를 달궜다.



    이 과정에서 유명 배우를 내세운 스타 캐스팅에도 불이 붙었고, 일반 대중을 상대로 한 마케팅도 적극적으로 전개됐다. 새해가 시작되고 비수기가 시작되면서 대작 간에도 '빈익빈 부익부'가 극명해졌다. 같은 작품 내에서도 일부 회차에만 관객이 몰리는 현상이 지속됐다.

    결과적으로 작품 자체에 대한 인지도는 높아진 가운데, '비싼 티켓 가격'이라는 진입 장벽을 깨는 방안으로 '로터리 티켓'이 효용성을 발휘하고 있다. 좌석은 랜덤 뽑기지만, 가격이 전석 원가보다 낮게 책정돼 관객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정성화·정원영·김준수 캐스팅으로 인기를 끈 '비틀쥬스'는 설 연휴 기간에도 회차당 100석을 '로터리 티켓'으로 풀어 관객 동원에 박차를 가했다.




    로터리 티켓 외에도 최근 공연계에서는 해외 시장을 표방한 구조적 시도가 이어져 눈길을 끌고 있다. 올해 10주년을 맞은 '데스노트'는 7개월 장기 공연이라는 과감한 도전에 나섰다. 제작사 오디컴퍼니는 앞서 '지킬앤하이드'도 6개월 동안 공연장에 내걸었었다. 배우 의존도가 높은 현재의 한국 시장에서 작품 자체의 경쟁력과 생명력을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이와 관련해 신춘수 프로듀서는 "앞으로의 한국 뮤지컬 제작 방향은 브로드웨이나 웨스트엔드처럼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고, 콘텐츠 산업의 한 축으로 자리 잡기 위해 장기 공연과 오픈런 중심으로 나아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데스노트'와 관련해서도 "그 흐름에 맞춰 뮤지컬의 다음 세대를 이끌어갈 차세대 배우들을 과감히 캐스팅했다"면서 "초연을 통해 이미 완성도와 흥행성을 입증한 작품의 구조 위에 새로운 해석과 에너지를 더해 장기 공연을 목표로 한 전략적 시도"라고 의미를 더했다. 대폭 변경된 캐스팅에 처음에는 예매율이 주춤하는 듯했으나, 장기 플랜에 맞춰 추가되는 캐스트가 활력을 더하고, 새 얼굴의 배우들이 호평을 받으면서 놀라운 뒷심을 발휘하는 중이다.





    비슷한 흐름으로 '라이프 오브 파이'는 주연인 박정민·박강현 외에 커버 배우 박찬양이 무대에 오르는 특별 회차를 마련해 호응을 얻었다. 주연 배우가 피치 못할 사정으로 무대에 오르지 못할 경우 투입되는 커버 배우는 공연 기간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일이 사실상 없다. 그러나 제작사 에스앤코는 커버 배우 회차를 별도로 마련하고, 해당 공연에 30% 할인을 적용해 신진 배우에게 무대를 열어줬다.

    박찬양은 한경닷컴에 "두려웠지만 다시 오지 않을 기회라 믿고 '하겠습니다'라고 답했다. 함께한 모든 분들의 격려와 도움 속에 준비했고, 2026년 2월 7일 그 응원을 안고 선 무대는 결혼식 다음으로 가장 잊지 못할 순간으로 남을 것 같다. 우리 '파이' 팀에게 감사의 인사 전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해외에서는 언더스터디, 얼터네이트를 활발하게 운영한다. 더블 캐스팅, 트리플 캐스팅, 심지어 쿼드 캐스팅까지 있는 한국과 달리 브로드웨이는 단일 캐스트가 통상적이기 때문에 언더스터디가 무대에 서는 경우가 꽤 많다. '위키드' 내한 공연에서도 엘파바 역의 얼터네이트 조이 코핀저가 다수 회차를 진행한 일이 있다.

    하지만 공연이 단기간에 집약적으로 올라가고, 배우가 작품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치는 한국에서는 캐스팅 변경이 '사고'로 여겨진다.

    업계 한 관계자는 "커버 배우로 대체할 경우 '티켓 환불'로 이어지는 분위기라 사실상 언더 시스템 자체가 유명무실하다"라면서도 "시장의 건강한 성장과 존속을 고려한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이런 구조에는 한계가 있다. 관객 층을 넓히고 IP(지식재산권) 자체의 경쟁력을 키우는 유의미한 시도들이 이어질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아이디어와 인식의 전환 등이 따라야 한다"고 짚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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