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거래일 연속 오른 코스피 지수가 13일 상승세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전날 '코스피 5500' 시대를 열며 파죽지세의 흐름을 보였지만, 간밤 미국 증시가 급락한 만큼 국내 증시도 숨 고르기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
전날 코스피는 3.13% 오른 5522.27에 장을 마쳤다. 장이 열리자마자 5400선을 뚫은 뒤 두 시간도 지나지 않아 5500선을 돌파했고, 결국 5500선을 넘겨 장을 마무리했다. 지난달 27일 종가 기준 5000선을 돌파한 지 불과 12거래일 만이다.
지수를 끌어올린 건 외국인이다. 코스피 시장에서 3조원 넘게 사들인 이들 외국인은 특히 삼성전자(2조3930억원)와 SK하이닉스(5809억원)를 집중적으로 매수했다. 기관도 1조30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8586억원, 6895억원어치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반면 개인은 코스피 주식 1조7126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4.63%) 업종이 가장 많이 올랐다. 보험(3.63%) 증권(2.65%) 등도 상승 마감했다. 삼성전자는 6.44% 오른 17만8600원에 거래를 마무리했다. SK스퀘어(7.14%) 삼성물산(5.53%) 신한지주(5.05%) LG에너지솔루션(4.59%) SK하이닉스(3.26%) 등도 올랐다.
코스닥지수는 전일 대비 11.12포인트(1.00%) 상승한 1125.99에 거래를 마쳤다. 개인이 854억원, 기관이 691억원어치 순매수했지만 외국인은 1052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원익IPS(29.77%) 에코프로비엠(3.50%) 리노공업(3.26%) 삼천당제약(2.16%) 등이 올랐다.
국내 증시 풍향계 격인 뉴욕증시는 간밤 하락 마감했다. 인공지능(AI)으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 주식이 급락하는 'AI 공포'가 확산해서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1.34% 하락한 4만9451.98에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1.57% 내린 6832.76에, 나스닥 종합지수는 2.03% 하락한 2만2597.15에 장을 마쳤다.
AI가 기업용 소프트웨어 역할을 대신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며 소프트웨어 업종이 타격을 받은 후 다른 업종으로 AI 공포가 확산하는 모양새다. 자산관리 서비스를 AI가 잠식할 것이라는 우려에 모건스탠리(-4.88%) 등 금융회사 주가가 하락했다. 운송·물류를 비롯해 부동산 서비스 기업도 급락했다. 제이드 라마니 KBW 애널리스트는 "AI가 주도하는 파괴적 혁신에서 잠재적으로 취약한 것으로 보이는 고수수료, 노동집약적 사업 모델에서 투자자가 이탈 중"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이날 국내 증시도 변동성 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증시 급락 여파를 비롯해 국내 자기 연휴를 앞두고 현금 마련 수요가 늘어나며 하락 출발할 가능성이 예상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전일 코스피가 3%대 폭등하며 5500선을 돌파했지만, 2월 이후 전반적인 수익률 탄력은 1월 대비 크지 않다"며 "이는 지수 상승의 속도 부담이 있다는 점을 시사하며 다음에도 잠재적인 차익 실현 압력을 빈번하게 만들어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중장기적인 상승세는 지속될 것으로 봤다. 다른 나라 증시 대비 이익 모멘텀이 상대적인 우위에 있어서다. 한 연구원은 "코스피 이익 모멘텀의 상대적 우위, 상법 개정안 등 정부 정책 모멘텀이 지속되는 한 국내 주식 비중 확대 기조를 유지하는 게 적절하다"고 덧붙였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