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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하이닉스 성과급, 퇴직금에 반영할 임금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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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하이닉스 성과급, 퇴직금에 반영할 임금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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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법원이 12일 SK하이닉스의 생산성격려금(PI)과 초과이익분배금(PS) 등 경영성과급을 모두 임금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지난달 삼성전자 사건에서 성과인센티브(OPI·옛 PS)는 임금이 아니지만 목표인센티브(TAI·옛 PI)는 임금으로 판결한 것과 대비된다. 성과급 지급 의무의 취업규칙 명시 여부와 근로 제공과의 밀접한 관련성에 따라 판결이 일부 갈렸다.

    대법원이 두 사건을 통해 임금성 판단 기준을 명확하게 제시함에 따라 기업들은 향후 노조가 “성과급 지급 의무를 취업규칙 등에 반영하자”고 요구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취업규칙에 성과급 내용 없어”

    대법원 1부(주심 마용주 대법관)는 이날 SK하이닉스 퇴직자들이 회사를 상대로 낸 퇴직금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들의 상고를 기각했다. 원고들은 경영성과급을 평균임금에 포함해 퇴직금 차액을 달라며 소송을 냈으나 1·2심에 이어 대법원에서도 패소했다.


    대법원이 주목한 것은 지급 의무의 부재였다. 회사의 취업규칙과 월급제 급여규칙에는 경영성과급에 관한 규정이 전혀 없었다. SK하이닉스는 1999년부터 매년 노사 합의로 지급 여부와 기준을 정했는데, 2001년과 2009년에는 합의 자체가 없어 경영성과급을 한 푼도 지급하지 않았다.

    대법원은 “매년 당해연도에 한정해 지급 여부와 지급 기준을 정한 노사 합의에 따라 경영성과급이 지급된 사정만으로는 단체협약이나 노동 관행에 의한 지급 의무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PS는 근로 대가성이 더욱 낮다고 봤다. PS는 영업이익 또는 경제적부가가치(EVA)의 일정 비율을 재원으로 하는데, 대법원은 “EVA 발생 여부와 규모는 회사의 자본·지출 규모, 비용 관리, 시장 상황, 경영 판단 등 근로자가 통제하기 어려운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고 지적했다. 경영성과급 지급률이 연봉의 0~50%까지 큰 폭으로 변한 것도 근거가 됐다.
    ◇지급 의무·근로 대가 충족해야 임금
    재판부는 이번 판결에서 지난달 29일 삼성전자 사건과 동일한 법리를 적용했다. 지급 의무가 존재하고 근로 제공과 직접적이고 밀접한 관련성이 있어야 임금으로 인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취업규칙에 목표 인센티브 지급 기준을 명시했고, 상여기초금액이 사전에 산식(월 기준급의 120%)으로 정해져 있었다. 평가도 ‘계획 대비, 전년 대비, 경쟁사 대비’ 달성도 등 근로자가 관리·통제할 수 있는 지표로 구성됐다. 대법원은 이를 ‘근로 성과의 사후적 정산’으로 봤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취업규칙에 지급 근거가 없고, 매년 노사 합의로 지급 여부를 결정했다. PI 지급 기준 역시 생산량 목표 달성률, 시장가 대비 평균 판매 단가 등으로 근로자가 통제하기 어려운 경영·시장 요인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고 봤다.
    ◇“새 갈등 불씨 될라…” 기업들 촉각
    산업계에선 대법원이 “성과 기반 인센티브는 기본적으로 퇴직금에 연동되지 않는다”고 판결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안심할 수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적에 연동하는 성과급이라도 삼성전자의 목표 인센티브처럼 근로 대가성이 뚜렷하고 취업규칙에 포함돼 있다면 퇴직금 산정 때 반영해야 할 가능성이 생겼기 때문이다. 특히 노조가 삼성전자 사례를 참고해 비슷한 성과급 규정을 취업규칙에 넣어달라고 요구하면 노사 갈등의 새로운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권혁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같은 PI라는 이름을 쓰더라도 취업규칙 명시 여부와 근로자 통제 가능성에 따라 임금성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 명확해졌다”며 “노사 간 임금 협상 시 성과급 설계를 놓고 좀 더 긴장감 있는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상민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노조는 경영 상황이 좋으면 PS를 늘리고 반대라면 PI 비중을 늘리는 식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란/황정수 기자 w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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