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도체 전공정 증착 장비 강자 테스가 화합물반도체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의 메모리 중심에서 벗어나 전기차,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시대의 핵심으로 떠오른 전력반도체 분야로 사업 축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테스는 11일부터 사흘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세미콘코리아2026에서 전력반도체와 광반도체를 아우르는 화합물반도체 성장 장비 사업 전략을 공개했다.
화합물반도체는 실리콘(Si) 외에 두 가지 이상의 원소를 섞어서 만든 반도체다. 화합물반도체는 크게 전력반도체와 광반도체로 나뉜다. 전기차 구동, 태양광 인버터, 초고속 충전기 등에 쓰이며 전력 손실을 줄이고 발열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
최근에는 기존 실리콘 대신 실리콘카바이드(SiC)와 갈륨나이트라이드(GaN) 같은 화합물 반도체가 주목받고 있다. SiC는 고온·고전압 환경에서 안정적이어서 전기차용에 적합하다. GaN은 스위칭 속도가 빨라 소형 전원장치나 통신장비에 유리하다.
이들 소재의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공정이 ‘에피택셜 성장’이다. 이는 기판 위에 원자 단위로 얇은 반도체 층을 쌓아 올리는 과정으로, 전압·손실·신뢰성을 좌우하는 핵심 단계다. 결정 품질이 좋을수록 전력 효율과 내구성이 높아진다.
테스는 2011년부터 화합물 반도체 성장 장비 개발에 착수해 자외선 LED용 유기금속화학기상 증착(MOCVD) 장비를 개발했다. 이를 통해 축적한 질화알루미늄(AlN) 성장 기술을 바탕으로 GaN 전력반도체용 MOCVD를 새로 출시했다.
테스 관계자는 "가스가 섞이는 구간을 줄여 반응 속도를 높인 것이 특징"이라며 "균열 없이 균일한 박막을 만드는 데 강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장비는 유럽 지역 대학과 연구기관을 중심으로 성능 검증과 판매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출시한 SiC 전력반도체용 화학기상증착(CVD) 장비 ‘트라이온(TRION)’도 핵심 제품이다. 고온에서도 온도 균일도를 유지하고 도핑을 정밀하게 제어해 고전압용 전력소자 공정에 적합하다는 평가다. 얇은 에피층을 반복 성장해야 하는 차세대 MOSFET 구조에도 적용 가능성이 높다.
광반도체 영역에서는 마이크로 LED용 성장 장비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파장 균일도가 중요한 공정을 겨냥해 싱글 웨이퍼 기반 6인치 장비를 연내 완성하고, 이후 12인치 웨이퍼 장비까지 확대해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전력반도체와 화합물 반도체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는 분야로 꼽힌다. 포춘비즈니스인사이트에 따르면 세계 화합물 반도체 시장 규모는 2026년 454억2000만 달러에서 2034년 837억7000만달러로 연평균 8%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테스는 지난해 매출액 3511억원, 영업이익 578억원을 기록하며 호실적을 거뒀다. 매출과 영업이익 각각 46%, 50% 증가한 수치다. 화합물 반도체 장비 매출이 본격화하면 추가적인 매출 성장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동식 테스 부사장은 "화합물반도체 장비 사업이 3년 내에 전체 매출의 20%를 책임지는 영역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그동안 축적한 에피 성장 기술을 기반으로 글로벌 화합물반도체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