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재로 대폭 줄었던 베네수엘라 석유 생산량이 올해 중반까지 봉쇄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 정부는 올해 베네수엘라의 석유와 천연가스 생산량을 증가시켜 경제 자립을 돕겠다는 구상이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베네수엘라에 대한 미국의 허가권 확대로 베네수엘라의 원유 생산량이 올 2분기까지 지난해 12월 이전 수준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회사 PDVSA는 지난 1월 대규모 감산을 진행했다. 미국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전 대통령을 압박하기 위해 해상 봉쇄를 시행했기 때문이다.
봉쇄 이전 베네수엘라의 원유 생산량은 하루 약 110만~120만 배럴 수준이었다. 하지만 봉쇄로 베네수엘라 원유 수출이 차단되면서 수백만 배럴의 원유가 육상 저장탱크와 유조선에 쌓였다.
미국 정부가 지난달부터 네덜란드의 비톨과 싱가포르의 트라피구라 등 글로벌 원유 트레이더에 베네수엘라 원유 운송·판매를 허가하면서 저장 물량이 해소되기 시작했다. EIA에 따르면 이들 트레이더는 원유 상당량을 카리브해 지역 터미널에 저장한 상태다. 해당 물량은 향후 미국 멕시코만 연안 정유시설로 선적될 가능성이 높다. PDVSA는 감산 물량의 대부분을 되돌려 생산량을 하루 약 100만배럴 수준까지 끌어올렸다고 밝혔다.
이날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은 베네수엘라를 방문해 델시 로드리게스 대통령 권한대행과 회담을 진행했다. 라이트 장관은 트럼프 행정부가 올초 마두로 전 대통령을 미국으로 압송한 후 베네수엘라를 공식 방문한 첫 최고위급 미국 인사다.
그는 “미국은 베네수엘라 경제를 자유롭게 하기 위해 새로운 허가 발급을 추진 중”이라며 “올해 베네수엘라가 석유·천연가스·전력 생산량을 극적으로 증가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백악관은 베네수엘라 경제를 제약해온 모든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허가를 발급하기 위해 일주일 내내 쉬지 않고 일해왔다”고 강조했다.
한편 EIA는 2027년 말까지 글로벌 원유 생산 증가 속도가 수요를 웃돌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재고가 늘어나 유가에 하방 압력이 가해질 것이라고 봤다.
EIA는 단기 에너지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브렌트유 평균 가격을 배럴당 57.69달러로 전망했다. 이는 이전 전망치인 55.87달러보다 3% 상향된 수준이다. 다만 지난해 평균 약 69달러보다는 여전히 크게 낮다. 브렌트유 가격은 내년에는 배럴당 약 53달러 수준으로 추가 하락할 것으로 관측했다.
한명현 기자 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