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2월 12일 13:54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서울회생법원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 주요 이해관계인들을 대상으로 '구조혁신형 회생계획안'에 대한 의견조회를 진행하고 있다. 내달 초 회생계획안 가결 기한 만료를 앞두고 마지막으로 진행하는 '최후통첩' 성격의 절차다. 법원은 3000억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 대출(DIP)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이해관계인들에게 회생절차를 폐지할 것인지, 폐지하지 않고 절차를 지속하고자 한다면 운영자금 조달 방안은 무엇인지 제시할 것을 요구했다.
1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 제4부(재판장 정준영 법원장)은 홈플러스 양대 노동조합인 일반노조와 마트노조, 채권자협의회 대표 메리츠증권, 주주사 MBK파트너스 등 이해관계인들을 상대로 의견조회를 진행 중이다. 법원은 '3000억원 DIP 자금조달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추후 절차 진행에 대한 의견을 구했다.
홈플러스가 지난해 12월말 법원에 제출한 '구조혁신형 회생계획안'은 영업적자 점포 폐쇄와 슈퍼마켓 사업부 분리매각, 3000억원 DIP 자금조달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다. DIP 대출과 슈퍼마켓 사업부 분리매각 대금으로 운영자금을 마련하고, 점포 폐쇄 등으로 몸집을 가볍게 만들어 3년 뒤 인수합병(M&A)을 노린다는 구상이다. 이 같은 구조상 3000억원 DIP 대출은 구조혁신형 회생계획을 진행하는 데 있어 가장 큰 관문으로 꼽힌다.
이해관계인 의견조회에서 회생법원은 홈플러스가 DIP 자금조달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소명자료를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현재의 회생계획안을 배제하고 회생절차를 폐지할지, 폐지하지 않고 계속 진행하고자 할 경우 새로운 관리인을 추천하고 자금조달 방안을 제시할 것을 요구했다.
법원의 의견조회는 사실상 '최후통첩' 성격을 갖고 있다. 채무자회생법상 회생계획안의 가결 기한은 1년이며 법원 재량으로 6개월을 연장할 수 있다. 지난해 3월4일 회생절차가 개시된 홈플러스는 내달 3일까지 구조혁신안 회생계획안이 가결되지 않으면 앞날이 크게 불투명해진다. 회생절차가 폐지되면 홈플러스는 결국 회생신청 1년 만에 청산 수순을 밟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IB업계에선 홈플러스 생존의 키는 마트노조가 쥐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아직 법원에 의견서를 제출하진 않았지만 MBK는 회생계획안에 찬성하며, DIP 자금조달에도 참여하겠다는 입장이다. 메리츠는 DIP 대출의 조달 여건 등을 살펴봐야 한다는 '신중론'을 펴고 있지만, 명시적인 반대 의견은 아니다. 홈플러스 노조 중 일반노조는 이미 조건부 동의 입장을 밝혔다. 사실상 명시적으로 구조혁신형 회생계획에 반대하는 이해관계인은 마트노조가 유일하다.
마트노조는 회생계획안에 반대하지만 회생절차 폐지에도 반대한다고 밝혔다. 운영자금은 DIP 대출이 아닌 MBK가 자체적으로 마련하고, 관리인은 제3자인 유암코가 나서야 한다는 게 마트노조 입장이다. 다만 MBK가 추가 자구노력에 선을 그은 데다가 강제할 방법도 없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송은경 기자 norae@hankyung.com